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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시인

등록 : 2016.11.27 20:00
수정 : 2016.11.29 10:19

[이원의 시 한 송이] 눈이 오지 않는 나라

등록 : 2016.11.27 20:00
수정 : 2016.11.29 10:19

아직 눈이 오지 않는 나라는 눈이 오던 나라. 그러므로 곧 눈이 내릴 나라. '곧'이라는 다급한 박동을 믿는 이들이 사는 나라.

눈이 오는 나라는 이내 눈이 오리라는 예감에 휩싸인 나라. 흐려지는 벼랑으로 놓여 있는 나라. 사방의 허공에 깊은 북소리가 차오르는 나라.

아직 눈이 오지 않는 나라는 어둠에서도 꿈을 열어 눈을 기다리는 나라. 스스로 녹아 눈을 만드는 나라. 서로를 사라지지 않게 하며 머리와 머리를 맞댄 눈을 볼 수 있는 나라. 환대와 연대의 나라. 흰. 순결한. 함성의. 백의의 나라.

아직 눈이 오지 않는 나라. 흰 눈을 품은 어둠의 나라. 첫눈은 내일 또는 그 다음날에.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다 잠깐 잠든 사이에.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새벽에.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이제 우리가 눈을 뜨면 첫눈. 첫 페이지.

이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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