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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ㆍ크레이지… 뻔했던 쇼핑이 재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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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ㆍ크레이지… 뻔했던 쇼핑이 재밌어졌다

입력
2018.06.11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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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용품숍ㆍ체험존ㆍ퀴즈쇼 등

제품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고객에 호기심ㆍ즐거움 느끼도록

CJ오쇼핑은 지난 4월 슈퍼주니어가 출연하는 예능형 홈쇼핑 '슈퍼마켓'을 방송했다. CJ오쇼핑 제공
CJ오쇼핑은 지난 4월 슈퍼주니어가 출연하는 예능형 홈쇼핑 '슈퍼마켓'을 방송했다. CJ오쇼핑 제공

유통업계가 ‘재미’에 푹 빠졌다. 제품 중심의 사업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즐거움과 호기심을 주는 콘텐츠를 적극 쇼핑과 접목시키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규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유통업체들이 고객을 끌어들일 생존형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펀(funㆍ재미)’ ‘크레이지(crazyㆍ미친, 매우 독특하거나 멋지거나 신나는)’ 등을 콘셉트로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전문점 ‘삐에로 쇼핑’을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개점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로 만들어지는 삐에로 쇼핑은 일본의 할인 쇼핑몰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 생활용품과 잡화, 의류, 식품, 전자ㆍ가전제품 등에 더해 취미용품과 이색 아이디어 상품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내놓는 건, 대형마트가 사실상 포화 상태인데다 오프라인 구매 가운데 상당수가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판매 품목이 비슷한 오프라인 매장들과 차별화를 꾀하면서 온라인에선 느낄 수 없는 쇼핑의 즐거움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주겠다는 것이다.

20, 30대를 타깃으로 하는 롯데쇼핑의 '엘큐브 홍대점' 4개 층은 1층 넷마블 스토어를 포함해 모두 게임 관련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20, 30대를 타깃으로 하는 롯데쇼핑의 '엘큐브 홍대점' 4개 층은 1층 넷마블 스토어를 포함해 모두 게임 관련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홈쇼핑도 엔터테인먼트 접목

젊은층에 광고 효과ㆍ호응 얻어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도 고객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매장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4월 20, 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소형 백화점 ‘엘큐브 홍대점’의 4개층을 채웠던 의류, 화장품, 잡화 매장을 모두 빼고 대신 게임 관련 콘텐츠를 진열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엘큐브 홍대점 3층을 ‘VR게임 체험존’으로 바꾼 뒤 고객 수가 3배 이상 늘어난 걸 계기로 게임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고자 엘큐브 홍대점을 게임 테마관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도 일반적인 광고, 홍보, 프로모션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해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생방송 퀴즈쇼(더퀴즈라이브)에 ‘이마트 특집’을 내보내는 이색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은 이달부터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퀴즈쇼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준수 티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고객들이 쇼핑 목적 외에도 티몬 앱을 방문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접목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는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이다. CJ오쇼핑은 최근 몇 년간 버라이어티 쇼와 홈쇼핑 프로그램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5년 가수 루시드폴이 CJ오쇼핑에 같은 소속사 음악인 유희열 등과 함께 출연해 음악 쇼케이스 형식으로 자신의 음반과 귤을 묶어 판매하기도 했고, 남성 그룹 슈퍼주니어,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 출연진이 홈쇼핑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듯 제품을 팔기도 했다.

광고를 뮤직비디오나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16년 자사 광고모델을 출연시켜 제작한 웹드라마(첫 키스만 일곱번째)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롯데면세점은 세계적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뮤직비디오 형식의 광고를 제작한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웹드라마(퀸카메이커)까지 내놓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제품 중심의 마케팅으로는 더 이상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며 “최근 들어 온ㆍ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유통업체의 마케팅 활동과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도 무너지는 만큼 재미를 무기로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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