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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숙제 안고 뭍으로 나온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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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수습, 진상규명 숙제 안고 뭍으로 나온 세월호

입력
2017.04.1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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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9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에서 600대의 특수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에 실려 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세월호가 9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에서 600대의 특수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에 실려 부두로 들어오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수습과 4ㆍ16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의 숙제를 안은 세월호가 9일 오후 뭍에 올라왔다. 전 국민을 애태우며 난항을 거듭한 인양과 육상 거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수색과 수습, 진상 조사 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인양단은 이날 오전 7시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T) 600대를 동원, 세월호를 제대로 들어올릴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자체적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M/T의 유압식 세스펜션이 세월호를 밑에서 들어 올려 적재했다. 이어 오전 9시부터 M/T가 세월호를 일단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의 선미(육지 방향) 부분으로 옮기는 본격 이송 작업을 벌였다. 세월호는 지난 16일간 반잠수선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송 작업은 무게 1만7,000톤의 세월호와 리프팅 빔(인양 받침대)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선체의 균형을 잡는 게 관건이었다. 이송 중 세월호가 쓰러져선 안 되기 때문이다. M/T는 사람 걸음걸이보다 훨씬 느린 시속 30m의 속도로 신중하게 움직였다.

반잠수선 선미 끝까지 이동한 M/T는 바닷물이 가장 높이 차오른 만조(오후 1시) 때 본격적으로 부두에 진입하는 ‘양륙’ 작업에 돌입했다. 세월호의 뾰족한 선수(뱃머리)가 점차 전남 목포신항 철재부두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M/T 600대의 맨 앞줄이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설치된 1m 철판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부두를 지키던 인력과 희생자 가족들, 추모객은 숨을 죽인 채 세월호의 거북이 걸음 이송을 지켜봤다. 몇몇 추모객들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지난 3주 간 세월호 인양은 그만큼 피 말리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온 국민이 인양 단계마다 일희일비했다. 지난달 19일 시도된 시험 인양은 인양줄 꼬임현상에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22일 비로소 본 인양에 돌입했지만 소조기 종료와 완전 부양을 3m 앞둔 시점에 좌현 차량 통로 출입문(램프)이 열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간과의 사투도 벌였다.

해양수산부가 8일 공개한 세월호 선체 내부 모습. 12시 방향 빛이 들어오는 창문 부분이 선체 우현이고, 6시 방향이 해저면과 맞닿아 있던 좌현이다. 객실 내벽과 구조물이 좌현 쪽으로 모두 무너져 내렸고 오른쪽 아래엔 천장 구조물이 부서져 매달려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가 8일 공개한 세월호 선체 내부 모습. 12시 방향 빛이 들어오는 창문 부분이 선체 우현이고, 6시 방향이 해저면과 맞닿아 있던 좌현이다. 객실 내벽과 구조물이 좌현 쪽으로 모두 무너져 내렸고 오른쪽 아래엔 천장 구조물이 부서져 매달려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세월호가 반잠수선에 거치된 뒤에도 돼지뼈 발견 소동, 기름 유출 피해 등 암초가 이어졌고, 정부 인양단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간 엇박자도 혼란을 가중시켰다. 세월호 무게 추정치가 들쭉날쭉하면서 M/T 운송 테스트 작업에도 많은 시간이 허비됐다.

세월호는 이날 오후 5시30분 완전히 철재부두 위로 올라섰다. 완전 양륙을 10m 남겨둔 시점에서 보완 작업으로 M/T가 잠시 멈춰서기도 했지만 큰 탈 없이 이송을 마무리 지었다. 참사 발생 1,089일만이자, 목포신항에 입항한 지 9일만이었다.

세월호가 육상으로 올라온 뒤 이내 해가 저물었고 인양단은 안전을 위해 야간작업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오후 7시 40분 이날 작업을 종료했다. 10일 오전 7시부터 재개되는 작업에서는, 선체를 실은 M/T가 마치 자동차 주차과정처럼 앞뒤로 움직이면서 거치대로 향해 객실이 부두 쪽을 향하도록 선체를 거치한다. M/T는 세월호를 거치대 위에 올려놓은 뒤 빠지게 된다.

육상 거치 후에는 본격적인 수색과 조사를 위한 선체 세척과 방역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안전장치 설치, 장애물 제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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