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호남 중진들 지지 받고
박주선 지역구 있지만 역부족
남은 지역서도 安 낙승 관측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호남 지역 경선에서의 압승을 발판으로 당내에서 대세론을 구축했다. 이변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호남에서 과반 이상 득표에 성공하면서, 인지도로 좌우될 남은 경선에서도 넉넉히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5일 광주ㆍ전남ㆍ제주와 26일 전북 지역 경선에서 평균 64.6%의 표를 확보했다. 경선 경쟁자인 박주선 국회 부의장의 지역구가 광주이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김동철ㆍ황주홍ㆍ유성엽 의원 등 호남 당 중진들과 이낙연 전남도지사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이 예상됐으나, “대통령이 될 사람을 뽑는다”는 호남 특유의 전략적 투표 성향이 두 후보의 조직 동원력을 넘어선 것이다. 실제로 박 부의장은 자신의 지역구가 속한 광주 동구에서 5,200여명을 투표에 참여시키는 저력을 보였지만, 나머지 지역에선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손 전 대표도 전남 순천과 제주 일부, 전북 완주ㆍ무주ㆍ진안ㆍ장수 등 농촌 지역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으나, 안 전 대표의 대세론까진 넘지 못했다.
예상을 웃돈 경선 흥행도 안 전 대표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국민의당은 광주ㆍ전남ㆍ제주 경선에서 6만2,176명의 유효 투표인원을 끌어 모은 데 이어 전북 경선에도 최대 목표치였던 1만5,000여명의 2배를 넘는 3만287명을 동원했다. 당 전략팀 관계자는 “투표수가 적을수록 조직 동원의 영향력이 극대화된다는 측면에서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이 의외성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반대였다”며 “호남이 이변보다 적극적으로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투표를 한 것이 안 전 대표에겐 가장 큰 승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경선이 진행될수록 안 전 대표의 대세론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 경선의 경우, 안 전 대표의 고향이 부산이라는 점에서 타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릴 가능성이 높다. 손 전 대표는 자신의 고정 지지세가 있는 대구ㆍ경북ㆍ강원 지역(30일), 경기 지역(4월1일) 경선에서 이변을 일으킨다는 계획이지만, 경기 지역 외에는 워낙 경선 참여 예상인원이 적어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일 서울ㆍ인천 지역 경선은 안 전 대표의 대표적 강세 지역이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호남에서 안 전 대표가 압도적 지지를 얻은 것이 남은 경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나마 남은 변수라면 박 부의장의 후보 사퇴와 손 전 대표 지지선언 정도지만 이 역시 대세를 뒤집을 만한 파괴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광주ㆍ전주=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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