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의원이 30일 국민모임 후보로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낙선 시 정치인의 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정치권의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 전 의원의 이날 결정이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악을 선거는 중대선거”라며 “기득권 보수정당 체제를 깨는데 제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 간 한판대결’이라고 규정하면서 “저를 도구로 내놓아 (선거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국민모임의 밀알이 되겠다’며 불출마 약속을 스스로 깨는 데 고심이 많았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약속의 무거움을 알기 때문에 많이 고민했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4·29 관악을 선거는 한치 앞을 전망하기 힘든 국면이 됐다. 국민모임 입장에서는 정 전 의원이 승리한다면 신당 창당에 앞서 원내 진출할 수 있는 호기가 되지만, 낙선한다면 야권 분열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해 정당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 지지 표 분산으로 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새정치연합은 정 전 의원이 출마소식이 들린 직후부터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관악을 지역구에서 열린 원내대표 회의에서 “정 전 의원의 출마는 너 죽고 나 죽자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정태호 새정치연합 관악을 후보도 “관악은 ‘떴다방’ 정치인이 기웃거릴 곳 아니다”고 강조했다. 야권 분열로 호재를 맞은 새누리당은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열고, “오신환 특별법을 제정해 지역 발전을 이루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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