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혁 기자

등록 : 2017.03.20 18:30
수정 : 2017.03.20 18:30

“타이밍이 중요해” 스마트 금융소비 확산

등록 : 2017.03.20 18:30
수정 : 2017.03.20 18:30

주택연금 월 지급액 3.2% 감소 소식에

2월 가입자 134% 급증

금리 인상에 채권형 펀드 환매 늘고

이자 높은 적금, 대출금리 제로 상품에 소비자 몰려

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노원구의 2억9,000만원대 자가 아파트에 사는 김모(68)씨는 지난 1월말 주택연금을 신청해 월 87만2,000원을 받게 됐다.

만약 김씨가 주택연금 지급액 기준이 변경된 후인 지난달 아파트를 맡겼다면 연금은 월 82만3,000원으로 줄었을 것이다. 그는 “매달 4만9,000원 차이지만 1년이면 60만원”이라며 “연금에 의존하는 사람에겐 큰 돈”이라고 말했다.

#. 지방 대학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하는 최모(34)씨는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한도는 5,000만원이지만 그가 쓴 자금은 딱 200만원이다. 최씨는 “최고 200만원까지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가 0%라 해서 당분간은 그 한도에 맞춰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추천한 상품만 고르기 일쑤였던 금융 소비자들이 자신의 유ㆍ불리에 따라 빠르게 상품 소비와 시기를 변경하는 이른바 ‘스마트 금융소비’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소비자들은 더욱 민감해 진다. 단 0.1%포인트라도 이자와 비용에 예민하게 움직이는 소비자들의 행태에 금융사들도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다.

올 들어 주택연금가입자가 급증한 건 이 같은 스마트 금융소비의 대표적인 예다. 20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연금 가입자 수(1,853명)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작년 2월(791명)보다 무려 134% 급증했다. 1월 가입자(1,157명)까지 더하면 올해 신규 가입자(3,010명)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6% 증가했다.

이는 월 수령액이 줄어들기 전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2월 신규가입자부터 월 지급금이 평균 3.2% 줄어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청자가 1월말에 급증한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지난달 가입자 대부분은 1월에 신청한 사람들로 월 수령액 감소 전 막차를 탄 경우”라며 “연금 가입을 망설이던 사람까지 가입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스마트 금융소비는 투자에서도 나타난다. 작년 12월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되자 재테크족들은 채권 투자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7일까지 국내채권형 펀드에서 1조2,451억원이 빠져나갔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진다는 걸 투자자들이 일찌감치 감지한 셈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이달 금리인상이 한달 전부터 기정사실화 되면서 채권형 펀드 환매 요청이 최근에 더 늘었다”고 귀띔했다.

소비자가 금리를 따져가며 특화상품을 찾는 것도 일반화됐다. KB국민은행이 지난 6일 출시한 스마트폰 전용상품인 ‘KB 1(일)코노미 스마트적금’은 10영업일 만에 1만좌를 돌파했다. 1인 가구에 특화된 혜택을 주는 이 상품은 적금에 최고 연 2.5% 금리를 책정하면서 가입자가 몰렸다. 최고 연 2.0%인 시중은행 일반 적금금리보다 0.5%포인트나 높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최대 200만원까지 마이너스 대출에 제로(0%) 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제로금리 신용대출’은 출시 1개월여가 지난 현재 신규 고객 2,300여명이 이용 중이다. 이들이 200만원까지만 무이자 혜택을 받아도 연간 이자비용 약 8만원을 아낄 수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요즘은 소비자들이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것을 원한다”며 “금융회사들도 소비자 수요에 맞추지 않으면 쉽게 외면 받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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