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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하 기자

등록 : 2017.08.20 15:11
수정 : 2017.08.20 16:24

더욱 성숙해진 '젊은 황제' 조성진

[리뷰] 정명훈과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연주회

등록 : 2017.08.20 15:11
수정 : 2017.08.20 16:24

정명훈(피아노 뒤 오른쪽)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에서 연주를 마친 후 포옹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어린 황제의 휘황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강압적인 군주가 아니라 유연한 황제로서 자신만의 개성과 색채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의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 ‘음악으로 하나 되는 곳’에서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려준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객석에 그의 존재 의의를 재확인시켰다.

조성진의 손가락이 건반에 처음 닿는 순간부터 연주는 화려하게 휘몰아쳤다. 2년 전 정 지휘자의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같은 곡을 연주했을 때보다 타건은 강해지고 대담해졌지만 조성진의 ‘황제’는 베토벤의 음악에서 으레 떠오르는 힘이나 묵직함과는 달랐다. 명상적이고 온화한 2악장, 다시 휘몰아치는 3악장에서 그의 터치는 자유자재로 음악 위를 뛰어 놀았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전체적인 곡에 대한 장악력도 좋아졌고, 음악을 유연하게 흘려 보내면서 즉흥성도 가미하는 등 자신만의 해석을 탐구해가는 모습에서 기대 이상의 연주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이어오면서 조성진은 더욱 성숙해졌다. 조성진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자주 살피며 연주했는데, 자신이 오케스트라에 맞추면서도 오케스트라를 피아노 쪽으로 끌어 당기는 모습이었다. 이번 연주회를 위해 만들어진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했지만 호흡을 맞출 절대적 시간이 부족했다.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의 한계를 보였다. 조성진은 현악기나 목관악기의 호흡이 어긋나는 부분에서도 절묘하게 곡의 흐름을 이어갔다.

조성진은 앙코르 곡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 2악장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공연 시작 전 콘서트홀 앞에서 당일 표를 구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팬부터 조성진이 무대에서 퇴장할 때 선물을 전달하려고 했던 팬까지 이날 공연은 조성진 신드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19일에는 정 지휘자가 직접 피아노에 앉아 연주와 지휘를 동시에 선보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송영훈과 함께 한 베토벤 삼중협주곡을 통해 페이지 터너도 없이 악보를 직접 넘기며 정 지휘자는 거장 피아니스트와 지휘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틀 연속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불러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주를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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