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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민생입법 촉구운동'에 서명한 朴대통령

입력
2016.0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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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답답하시면 서명운동까지 하시느냐”국회 압박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경기 판교 판교역 광장에 차려진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명 서명 운동 서명장'을 찾아 박용만(오른쪽) 대한상의 회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경기 판교 판교역 광장에 차려진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명 서명 운동 서명장'을 찾아 박용만(오른쪽) 대한상의 회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재계가 주도하는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범국민 1,000만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박 대통령은 경기 판교역 광장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차린 서명장을 찾아 입법촉구 연명부에 서명했다. 그러면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 관계자들에게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했는데도 안 돼서 저도 너무 애가 탔는데, 당사자인 여러분들은 심정이 어떠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힘을 보태 드리려고 이렇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얼마나 답답하시면 서명운동까지 벌이시겠느냐”고 말해 국회의 입법 방기를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 부처 업무보고 현장에서도 경제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거론하며 “국회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국민들이 나서서 바로잡으려 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국회가 국민들에게 아예 외면당하는 절박한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정치권 심판론을 다시 한 번 꺼냈다.

박 대통령이 민간이 주도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은 경제활성화ㆍ노동개혁법 처리에 손 놓고 있는 국회를 압박하고 ‘국민이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제스처였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의 입법 무능이 심각한 수준이라 해도,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해 여야 정치권을 설득하고 법안을 둘러싼 갈등을 조율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장외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일었다. 과거 대통령들이 캠페인 성 서명운동에 참여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국회의 법안 처리 촉구를 위한 서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입법 촉구 서명운동은 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 36곳의 대표들이 13일 오후 추진을 결의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경제와 안보가 위기인 비상상황’이라고 경고한 직후였다. 대한노인회와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서명운동이 긴급하게 시작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정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원샷법 등 경제활성화법은 기업 입장에서 통과되면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업 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며 “정부에서 워낙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에 경제계가 우리도 입법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통령 담화 이전부터 부산 울산 경남 상의 쪽에서 서명운동을 벌이자는 의견이 있었고, 경제활성화법의 통과를 위해서 뭐라도 해보자는 취지로 서명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도 19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경제활성화법안 입법 촉구 온라인 서명에 동참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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