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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퀸’ 씨스타를 만든 노래 4

입력
2017.06.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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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씨스타는 지난달 31일 발매한 신곡 ‘론리’를 끝으로 해체한다. Mnet 제공
걸그룹 씨스타는 지난달 31일 발매한 신곡 ‘론리’를 끝으로 해체한다. Mnet 제공

걸그룹 씨스타가 신곡 ‘론리’로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7년간의 활동을 매듭짓는다. 매년 여름 청량한 음악을 내놓던 팀의 전통을 깨고 리듬앤블루스(R&B) 풍 발라드를 선보였지만, 어김없이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마지막 앨범에는 네 멤버 모두가 작사에 참여해 팬들에게 해체 심경을 밝힌 ‘포 유’도 수록했다. ‘잊지 않을게 네가 선물해 준 추억들, 심장이 멈춰 버릴 때까지’ ‘받기만 했던 것 같아, 난 이제 돌려줄게’ 등 꾸밈없는 구어체 가사는 꾹꾹 눌러쓴 손편지를 연상케 한다. 담담하게 해체를 준비하는 모습은 더욱 이별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온라인에는 “여름이면 씨스타인데 아쉽다”(love****) “박수칠 때 떠나는 건 알겠지만 다신 노래를 들을 수 없다니”(ghj9****)라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낸 댓글이 쏟아졌다.

씨스타는 여름을 알리는 가수다. 2011년 ‘쏘쿨’로 짧은 미니원피스에 과감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처음 시원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이후 여름 ‘러빙 유’(2012), ‘터치 마이 바디’(2014), ‘쉐이크 잇’(2015) 등으로 건강한 섹시미를 발산하며 ‘흥행불패’의 행보를 이어왔다. 10대부터 40대까지 여러 연령층을 아우르는 매력과 친근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귀를 사로잡는 가창력도 인기에 한몫했다. 효린은 Mnet 예능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해 래퍼로써 가능성도 드러냈다. 소유는 가수 정기고와 ‘썸’(2014), 가수 권정열과 ‘어깨’(2015), 그룹 엑소의 백현과 ‘비가 와’(2017) 등 협업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데뷔 초 ‘마음을 받아달라’(‘푸시푸시’)던 소녀들은 어떻게 관능미 넘치는 ‘썸머퀸’이 됐을까. 지금의 씨스타를 만든 노래들을 꼽아봤다.

1. ‘푸시푸시’ (2010)

평균 연령 18세, 좋아하는 남성에게 당당하게 마음을 전하는 소녀의 감성을 노래했다. 아프리카풍 드럼 비트가 강조된 연주로 톡톡 튀는 펑키 레트로 장르를 완성했다. 짧은 반바지에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앳된 외모와 귀여운 춤사위는 아직 풋풋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데뷔 초에는 멤버 개개인의 실력보다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 그룹 빅뱅의 ‘마지막 인사’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프로듀싱한 걸그룹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데뷔와 동시에 MP3플레이어 광고 모델로 발탁되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박지성 선수의 공식 응원가 ‘위 네버 고 얼론’을 부르기도 했다. 첫 데뷔 무대에서는 타이틀곡 외에 수록곡 ‘히어 위 컴’도 선보이는 특별대우를 받았다. 당시 유행하던 팝 음악으로 세련된 무대를 선보여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때까지는 씨스타만의 색깔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2. ‘마 보이’(2011)

미디엄템포에 리드미컬한 피아노 연주가 돋보인다. 힘을 빼고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따뜻하게 표현했다. 섹시미도 놓지 않았다. 후렴구에서 웨이브가 들어간 포인트 안무와 의자춤으로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 서 있는 19세의 감성을 표현했다.

메인 보컬 효린과 래퍼 보라로 구성한 유닛 씨스타19의 첫 싱글앨범이다. 4명에서 2명으로 멤버가 줄면서 무대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후렴구를 도맡던 효린과 달리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래퍼 보라가 한채영을 닮은 외모와 감칠맛 나는 래핑으로 새삼 재평가받게 됐다.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유닛으로도 큰 성과를 이룬 씨스타19는 2013년 ‘있다 없으니까’로 여성미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3. ‘쏘 쿨’(2011)

씨스타의 첫 정규앨범 타이틀이자 여름 노래로 두각을 드러낸 곡이다. ‘쏘 쿨’ 이후 이들은 매년 시원한 댄스곡을 내놓으며 ‘여름에는 씨스타’라는 수식을 만들어냈다. 음원 공개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씨스타는 흥행 걸그룹으로 자리 잡게 된다.

소녀 티를 벗고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이때쯤이다. 클럽 노래에 맞춰 반짝이는 미니원피스와 동작이 큰 안무로 시원한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효린이 후렴구를 깔끔한 고음으로 처리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온라인에 MR 제거 영상이 돌며 실력파 걸그룹의 인상을 심게 됐다. 효린의 가창력은 대중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의 마음도 샀다. MBC 노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는 효린을 “놀라운 가창력과 퍼포먼스 그리고 탁월한 곡 해석 능력을 갖춰 방송제작자들이 원할 수밖에 없는 보물”이라고 평하며 관심을 보냈다. ‘나는 가수다’ 출연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효린은 KBS2 노래 경연 프로그램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의 무대에 서며 재능을 뽐냈다.

4. ‘나 혼자’(2012)

씨스타는 비련의 노래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기브 잇 투 미’(2013), ‘론리’(2017) 등에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차분한 슬픔을 노래했다. 2012년 발매한 ‘나 혼자’는 실연 후 심정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주로 밝고 명랑한 팝댄스곡을 선보인 씨스타는 R&B 장르에서도 안정적인 면모를 보이며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 혼자’는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로 중독성이 강했고, 각선미를 부각시킨 퍼포먼스 때문에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했다. 그 해 가수 싸이가 자신의 콘서트에서 씨스타를 패러디해 큰 화제가 됐고, 최근엔 배우 윤제문이 영화 ‘아빠는 딸’(2017)에서 ‘나 혼자’ 댄스를 선보여 코믹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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