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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홈 로봇ㆍ독신 부동산… 日 1인가구 ‘孤客시장’ 블루오션 부상

입력
2018.08.19 13:33
수정
2018.08.19 18:4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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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1인가구 40% 전망

“첨단기술 개발 촉진 효과도”

한 일본 남성이 가상 홈로봇 게이트박스 본체에 구현된 캐릭터와 대화하고 있다. 게이트박스 홈페이지 캡처
한 일본 남성이 가상 홈로봇 게이트박스 본체에 구현된 캐릭터와 대화하고 있다. 게이트박스 홈페이지 캡처

“안녕, 미쿠. 오늘도 예쁜걸.”

“안녕,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하세요.”

도쿄도(東京都) 내 거주하는 한 30대 독신 일본 남성의 하루는 미쿠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미쿠는 가상 홈 로봇 ‘게이트박스’의 인기 캐릭터. 게이트박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가상 홈 로봇인데, 캡슐 모양의 본체에 홀로그램 방식으로 15㎝ 크기의 가상 캐릭터로 나타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일본 라인의 자회사인 게이트박스는 2016년 이 로봇을 약 30만엔(약 300만원)에 시장에 내놓았는데, 한정 생산한 339대가 매진됐다. 지난달에는 성능을 개선한 모델을 15만엔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선 1인 가구가 1980년 인구의 20%에 불과했으나 2040년엔 두 배인 4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초(超) 솔로 사회’를 앞두고 나홀로 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고객(孤客)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19일 경제주간지 닛케이(日經) 베리타스가 보도했다.

소니는 인공지능(AI) 연구로 유명한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공동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물건을 운반하는 등 가사를 담당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출하량 2만대를 돌파한 애견 로봇 ‘아이보’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통신회사인 KDDI는 벤처기업인 텔레이그지스턴스와 함께 지난 5월 원격조종이 가능한 로봇 ‘텔레스타 V’를 선보였다. 로봇은 원격 조작자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고, 조작자가 말을 하면 스피커를 통해 로봇에 전달되고 로봇 주변의 음성도 원격 조작자가 들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 등이 로봇으로 물건을 만지면서 쇼핑하는 게 가능할 전망이다. 초솔로 사회가 AI 등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부동산 업계도 젊은 1인 가구를 겨냥한 판촉이 활발하다. 미쓰이부동산레지덴셜은 2014년부터 독신 여성을 대상으로 아파트 구입을 위한 프로젝트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이전에는 결혼과 출산에 즈음해서야 집을 마련했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자산투자 등을 위한 아파트를 구입하는 여성 독신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카운슬링회사 스타일액트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를 사는 1인 가구의 62%가 2030세대다.

혼자 테마파크를 찾는 모습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연간 회원권을 구매한 뒤 도쿄 디즈니랜드를 혼자서 월 3, 4회 찾는 20대 여성들이 적지 않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놀이기구에선 빈 자리가 생기면 우선 승차할 수 있는 ‘싱글 라이더’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인디아나존스 어드벤처의 경우 보통 대기시간이 110분 정도이지만 싱글 라이더 서비스로는 25분 만에 승차할 수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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