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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뱃길, 하늘길이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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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뱃길, 하늘길이 발목 잡나…

입력
2018.02.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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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 운항하는 대저해운

기존 2400톤 썬플라워호 교체 추진

울릉주민 “2500톤 이상 돼야”

선사 측 “경쟁 여객선 많은데다

공항 열면 적자… 700톤급 검토”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울릉 도동항에 정박 중인 썬플라워(2,394톤)호. 썬플라워호를 운항하는 ㈜대저해운은 더 큰 여객선으로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울릉공항 개항으로 적자가 예상되자 고민에 빠졌다. 대저해운 제공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울릉 도동항에 정박 중인 썬플라워(2,394톤)호. 썬플라워호를 운항하는 ㈜대저해운은 더 큰 여객선으로 교체할 계획이었으나 울릉공항 개항으로 적자가 예상되자 고민에 빠졌다. 대저해운 제공

경북 울릉 주민의 숙원인 대형여객선 취항이 하늘길인 울릉공항 건설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해마다 겨울이면 높은 파도로 배가 끊겨 고립되는 주민들은 파고를 이기는 큰 배를 원하고 있지만, 선사 입장에선 4년 후 항공 노선이 본격 운항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경북 포항~울릉 구간에 2,394톤(정원 920명)의 썬플라워호를 운항하는 ㈜대저해운은 선박 교체시점이 돼 새 여객선을 발주해야 하나 큰 고민에 빠졌다. 울릉도 주민의 바람대로라면 2,500톤 이상의 배를 주문해야 하지만 육지에서 울릉을 오가는 선박이 크게 늘어나고 2022년 울릉공항 개항으로 적자가 불 보듯 뻔해 망설이고 있다. 육지에서 울릉도까지 주로 다니는 300~400톤급 선박은 150억~200억 원이면 만들 수 있지만 2,500톤급은 550억 원의 비용이 든다.

대저해운 관계자는 “대형여객선을 건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선사간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울릉공항이 건설돼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대신 700톤급 선박 제작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 묵호~울릉 노선을 다니던 씨스타7호(4,599톤ㆍ정원 985명)는 이미 부정기 대체선박으로 빠진 데 이어 매물로 나온 상태다. 대신 선사는 지난해 말 420톤(정원 449명)의 배를 신규 취항했다. 해운업계에선 울릉공항 건설 등으로 운항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선사측이 큰 배를 내놓고 작은 배를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2022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 투시도. 울릉군 제공
[저작권 한국일보]2022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 투시도. 울릉군 제공

선사들의 움직임에 대형여객선을 손꼽아 기다린 울릉도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육지와 울릉도 사이에는 썬플라워호 외에도 7척의 선박이 다니지만 규모가 338톤(정원 443명)에서 550톤(정원 587명)까지로 파고가 3m이상 되는 겨울철 3개월은 거의 운항하지 않는다. 여기다 썬플라워호는 올해로 23년의 노후 선박이어서 해마다 겨울에 두 달간을 정기검사로 휴항한다.

울릉도 주민들은 대저해운의 썬플라워호의 교체시점이 오는 2020년 8월로 얼마 남지 않아 2,394톤인 지금보다 더 큰 여객선으로 바뀔 것을 기대했다. 2,400톤 이상의 여객선은 3.5m 높이의 파도도 거뜬히 넘고 뱃멀미도 적다. 여기다 새 배는 선박검사 기간이 연간 10일을 넘기지 않아 현재 연간 88일에 달하는 결항 일수를 50일로 한 달 이상 단축시킨다.

울릉도 주민 박모(50)씨는 “선사들이 배를 한 번 건조하면 20년 넘게 운항하는데 이제 겨울에는 꼼짝없이 갇혀 지내게 생겼다”며 “대형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울릉군은 물론이고 정부나 경북도도 울릉도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울릉군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지난 20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과 해양수산부를 잇따라 방문해 대형여객선 취항을 위한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공항이 건설되지만 2022년까지 4년이나 남았고 50인승의 작은 항공기라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관련 정부 기관을 찾아 대형여객선 취항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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