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사퇴 후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강원 지역 총선 지원을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1월 27일 대표직 사퇴 후 43일 만이다.
1박2일 일정으로 강원지역을 찾은 문 전 대표는 이날 강릉시 예비후보로 나선 김경수 시당위원장 지원에 나섰다. 금학동 대학로와 중앙ㆍ성남시장, 홍제동 노인종합복지관을 잇따라 찾아 더민주 지지를 호소하고, 강원 지역 당원 20여명과 저녁을 하며 격려했다. 문 전 대표는 그 동안 2월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의 경남 양산 출마 기자회견 참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긴급 연설 등 국회 일정을 빼고는 대부분 시간을 양산 자택에서 칩거해왔다.
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문 전 대표는 ‘최대한 서울에서 멀리, 그리고 조용히’라는 기조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 강원지역 방문 일정도 언론에 사전에 알리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충북도당으로부터 청주에서 열린 ‘더더더 정책콘서트’ 참석을 요청 받았지만 결국 불참했고, 대신 콘서트 참석자들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 통화를 진행했다. 그는 이 통화에서도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 없이 “충청 지역 출마자들 모두 힘 내시길 빈다. 충청의 지지자들이 힘껏 도와주길 바란다”는 덕담만 했다.
한 측근 인사는 “문 전 대표가 중앙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당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며 “대신 험지에서 총선을 위해 뛰면서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우리당 후보들을 위해 작은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움직이는 것이야 자유지만 가급적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크게 되려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 뒤 나온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표적 친노 인사였던 정청래 의원이 공천 배제된 데 대해서도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화는 눈이 와도 꽃잎을 오무리지 않아 활짝 핀 꽃잎 주변에 눈이 쌓이는 것”이라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ㆍ봄이와도 봄 같지 않다)이어도 매화가 눈과 추위를 견디는 것”이라고 적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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