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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입력
2017.04.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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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4.26

체르노빌 반경 30km이내인 벨라루스의 한 마을 접근금지 표지판. 3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주거는 물론이고 접근조차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체르노빌 반경 30km이내인 벨라루스의 한 마을 접근금지 표지판. 3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주거는 물론이고 접근조차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구 소비에트연방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원전 4호기 원자로가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4분 폭발했다. 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프리피야트(인구 약 5만 명)와 야노프(약 250여 명) 지역 주민 대피가 시작된 것은 다음 날 오후 두 시부터였고, 사고지역 반경 30km이내 주민 소개작업이 이뤄진 건 나흘 뒤부터였다. 그 사이 프리피야트 주민은 물론이고, 인근지역 주민 상당수가 방사능에 피폭됐다. 소비에트가 사고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틀 뒤인 28일이었고, 그나마도 사고 시점과 규모 등 구체적인 사고 현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인명 피해만 보자면, 사고 직후 현장 직원 등 56명이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했지만 이후 1년 사이 직간접적 영향으로 숨진 이는, 정밀한 인과 조사가 이뤄진 바는 없으나 최대 2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였다.

사고는 전원 공급이 차단될 경우 비상발전 전원이 공급되기까지 약 1분간 터빈의 관성으로 어느 정도 발전이 가능한지 실험하던 중 빚어졌다. 냉각수가 원자로 과열로 100% 기화, 과도한 증기압으로 원자로 천장이 폭발한 게 직접적 원인이었다. 운전 요원들의 조작 실수 등도 사고의 원인 중 일부로 추정됐지만,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소련 정부가 제공한 자료 등만을 근거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작성한 86년 사고원인 보고서는 원자로의 구조적 결함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참사 이전 기술적 문제로 인한 원자로 긴급정지 사고가 71건이나 빚어진 사실도 참사 이후 밝혀졌다. 그 전까지 소련 정부는 체르노빌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이라고 홍보했다.

한국에는 고리 월성 한울 한빛 4개 단지에 총 25기의 원전이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단위 지역내 원전이 6기 이상 밀집한 곳은 전 세계에 단 11곳이 있고, 그 중 4곳을 한국이 보유하고 있다. 원전밀집도 세계1위. 반경 30km이내 주거 인구 면에서도 한국은 단연 세계 1위다. 고리 원전 반경 30km 이내에만 부산 울산 등 주민 380만 명이 있고, 조선소와 석유화학단지 등 산업 시설이 밀집해 있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찔한 현실이다. 거기에 고리 3기, 울진 4기 등 원자로를 증설한다는 게 정부 공식 입장. 물론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에 따르면, 우리 원전은 “안전하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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