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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김, 홧김에 올린 SNS… 저절로 사라지는 ‘자동폭파’ 기능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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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김, 홧김에 올린 SNS… 저절로 사라지는 ‘자동폭파’ 기능 인기

입력
2017.11.28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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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상, 메시지 등 24시간 뒤 삭제

인스타 ‘스토리’ 이용자 3억 돌파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퍼지는개방형 SNS 단점 보완해줘

카카오톡도 카메라앱에 기능 추가

#2

“시각 콘텐츠로 소통하는 세대”

“사생활 보호에 필수 옵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기장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적 경험을 남기는 게 더 많아지기 시작한 2013년, 인터넷에서 ‘이불킥’이란 말이 퍼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저지른 부끄러운 일이 불현듯 떠올라 이불 속에서 발길질한다는 이 이불킥의 원인이 SNS인 경우 역시 적지 않았다. 술김에 혹은 홧김에 올린 글에 머리를 싸매며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술 먹은 날 SNS는 위험해”라는 말은 큰 공감을 얻었다.

최근 다양한 SNS 서비스들이 본인이 게시한 콘텐츠가 일정 시간 후 자동으로 사라지는 기능을 선택사항(옵션)으로 제공하자 이용자들이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에게 널리 공유되는 ‘개방형 SNS’가 주는 피로감과 부담감을 덜어주는 보완재로 활발히 이용되는 추세다.

27일 글로벌 사진ㆍ동영상 SNS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인스타그램 안에 넣은 ‘스토리’ 기능 일일 이용자가 11월 들어 3억 명을 돌파했다. 스토리는 게시물이 24시간 후 사라지는 간단한 기능이다. 올해 4월 처음으로 2억 명을 넘어선 이후 7개월 만에 1억 명이 더 늘었다.

인스타그램의 자동 삭제 기능 ‘스토리’ 화면 캡처. 게시한 콘텐츠 위쪽에 남은 게시 시간이 표시돼 있다. 인스타 제공
인스타그램의 자동 삭제 기능 ‘스토리’ 화면 캡처. 게시한 콘텐츠 위쪽에 남은 게시 시간이 표시돼 있다. 인스타 제공

국내 정보기술(IT) 서비스에도 빠르게 도입됐다. 10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건수 2억 건을 기록한 네이버의 동영상 SNS 스노우도 10초 내외의 영상으로 소통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메시지가 자동으로 폭파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도 올 10월 카메라 소프트웨어(앱) 카카오톡 치즈에 ‘움짤 채팅’ 기능을 추가했다. 직접 찍은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는 식으로 나만의 움직이는 이미지 ‘움짤’을 만들어 공유하는데, 이 움짤은 생성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진다.

일명 ‘자기 파괴’로도 불리는 이 ‘휘발성’ 콘텐츠들이 늘어나게 된 데에는 SNS 사용자들의 소통 수단이 글자에서 영상과 사진으로 옮겨간 영향이 크다는 게 IT업계의 분석이다. 글자보다는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익숙하지만 개인정보나 사생활 노출에는 또 민감한 10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은 뒤 빠르게 대중화됐다는 것이다.

SNS 중에서 가장 먼저 휘발성 콘텐츠를 도입한 스냅챗이 겨냥한 주 이용자도 10대였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스토리 계정 8억 개를 분석한 결과 10대가 다른 연령대 사용자보다 4배 더 스토리 콘텐츠를 많이 보고 6배 더 많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 SNS에서 떠도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법으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자동 폭파 기능의 인기 요인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 카카오 등은 단순히 사진과 영상을 찍고 올리는 것뿐 아니라 꾸미기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더 나아가 스토리 콘텐츠에는 댓글이나 ‘좋아요’ 등이 표시되지 않도록 운영 중이다. 타인의 반응을 눈치 봐야 하는 개방형 SNS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서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동영상은 기록과 저장의 도구였지만 요즘에는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떠올랐고, 영상과 사진은 글보다 더 노출에 민감하다”며 “시각적 콘텐츠를 활용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를 같이 보장하기 위해 이제 자동 폭파 기능은 필수 옵션이 됐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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