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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의 절묘한 분할

입력
2014.06.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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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4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절묘했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승부가 나지 않았다. 대신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압승하며 실리를 챙겼고 교육감선거에서는 진보성향 후보들이 표심을 휩쓸었다. 여야 어느 쪽도 자신 있게 승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정치권은 7ㆍ30 재보선을 향한 쇄신 경쟁에 돌입했다.

중앙선관위가 5일 발표한 지방선거 최종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경기 인천 부산 대구 울산 경남 경북 제주 등 8개 광역단체장을 차지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강원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등 9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9개 광역단체장에서 한 석을 잃었고 8개 광역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던 새정치연합은 한 석을 추가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의 악재 속에서도 수도권 두 곳에서 승리했고, 최대 격전지였던 부산을 사수했다. 새정치연합은 인천을 내줬지만 충청권 4곳을 석권해 중원에서 입지를 다졌고, 전체적으로도 한 석을 더 확보했다. 애초 여당의 패배 내지는 고전이 예상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의 선전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여야 어느 쪽도 승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결과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전체 226곳 가운데 117곳에서, 새정치연합은 80곳에서 각각 당선자를 냈다. 무소속 당선자는 29명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옛 새누리당)과 민주당(옛 새정치연합)이 각각 82석, 92석을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성향 후보가 전체 17곳 가운데 수도권 3곳을 비롯해 모두 13곳에서 당선됐고, 보수성향 후보는 대전ㆍ대구ㆍ울산ㆍ경북 등 4곳에서만 이겼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민심이 여야를 공히 견제한 것으로 풀이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사회 전반의 성찰과 개혁을 촉구하되 이 과정에서 정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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