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국무회의 발언 하루 만인 25일, 집회 시위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일명 ‘복면금지법’을 발의하는가 하면 야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양당 회동에서 테러방지법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고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친박계인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이날 집회나 시위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폭력 등으로 치안 당국이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나 시위의 경우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는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로 박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 이후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신박으로 분류되는 원유철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이 전날‘불법’을 10차례나 언급하며 민주노총 등이 주도한 과격 시위를 비판한 것을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서“어제 양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파리 테러 이후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양당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은 조율할 수 있는 사항이기에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그런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 원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일종의 립서비스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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