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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청와대 연설 "전쟁 안한다고 평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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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청와대 연설 "전쟁 안한다고 평화 아니다"

입력
2014.08.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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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정의의 결과", "정치분열·경제불평등, 소통과 대화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연설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연설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방한 후 첫 연설에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면서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공직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한다"며 "우리 모두 평화 건설에 헌신하며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결의를 다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조했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평화라는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성찰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면서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한국에서는 이런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화해와 안정을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을 치하하고 격려한다"며 "그런 노력만이 평화로 가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길이며,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라고 말했다.

평화를 위해서는 외교가 중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 가는 끝없는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세계화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단순히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선과 진보,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한국도 중요한 사회 문제들이 있고, 정치적 분열과 경제적 불평등, 자연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관심사들로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여러분은 국가와 정치의 지도자로서 우리 자녀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 정의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지향한다"며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교황은 조언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면서 "그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 줘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인간적, 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의 희망도 얘기했다.

그는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 전쟁의 시련을 거쳤다"면서 " 이런 시련 속에서도 대낮의 열기와 한밤의 어둠은 정의와 평화, 일치를 향한 불멸의 희망을 품고 있는 아침의 고요함에 언제나 자리를 내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의 환영과 환대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빈다"고 기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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