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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다랗다’

입력
2017.05.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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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랗다’는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그런데 때로는 ‘-따랗다’로 적어야 할 때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는 ‘-다랗다’를 쓴다.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말들로는 ‘가느다랗다, 걸다랗다, 곱다랗다, 굵다랗다, 기다랗다, 깊다랗다, 높다랗다, 덩다랗다, 되다랗다, 두껍다랗다, 머다랗다, 작다랗다, 잗다랗다, 좁다랗다, 커다랗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가느닿다, 곱닿다, 기닿다, 잗닿다, 커닿다’와 같이 줄여 쓸 수도 있다. “잗단 보수를 바라 이 굴욕을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좁고 거북한 굴레를 벗어나 아무 데로나 넓은 세상으로 뛰고 싶다”(이효석 ‘수탉’).

‘넓다, 얇다, 엷다, 짧다’ 등과 같이 어간의 받침이 본래 ‘ㄼ’인 경우에는 ‘-따랗다’로 적되, ‘ㄼ’이었던 받침은 ‘ㄹ’로 바꾸어 적는다.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도록 한 한글맞춤법 규정 때문이다. 즉, 겹받침 ‘ㄼ’의 끝소리인 ‘ㅂ’ 소리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널따랗다, 얄따랗다, 열따랗다, 짤따랗다’로 적어야 하는 것이다. “짤따란 두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똬리골댁을 발견하면, 아이들은 소리를 맞추어 놀려 주는 것이었습니다”(권정생 ‘똬리골댁 할머니’).

이들 말고 ‘-따랗다’로 끝나는 말이 하나 더 있다. ‘참따랗다’가 그것이다. ‘딴생각 없이 아주 진실되고 올바르다’라는 뜻인데, ‘참땋다’로 줄여 쓸 수도 있다. “목련은 북쪽을 향해서만 꽃망울을 터뜨리고, 갈매기는 태양을 향해서만 앉으며, 진달래는 음지에서만 자란다는 사소한 세상의 이치를 터득해가며 그대 곁에서 참따랗게 늙어가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전부이다”(김형경 ‘민달팽이’).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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