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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등록 : 2017.10.10 11:32
수정 : 2017.10.10 11:38

전남지사 도전? 박지원 “당의 지방선거 필승 위해 일단 불 지피는 것”

등록 : 2017.10.10 11:32
수정 : 2017.10.10 11:38

박지원(가운데) 국민의당 전 대표가 추석인 4일 전남 해남 대흥사를 찾아 회주인 보선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지원 의원실 제공

추석 연휴에 11박12일 호남 민심 행보를 이어간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의 전남지사 출마론이 대두됐다.

박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당 승리를 위해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남은 8개월 동안 당내 상황 변화에 따라 직접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져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귀월래(金歸月來ㆍ금요일 지역구에 내려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돌아온다) 원칙으로 유명한 박 전 대표는 추석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8일 목포로 내려와 지역 내 전통시장과 기관을 방문하며 호남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박 전 대표는 이후 29일 목포ㆍ화순ㆍ장성 등에서 간담회를 열고 군민의 날 행사 등에도 참석했다. 30일은 지역구인 목포 민심을 들었고, 1일과 2일에는 각각 함평 한센마을 방문과 담양에서 열린 세계호남향우회 고향방문단 환영 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박 전 대표는 추석 전날인 3일 새벽 4시30분 목포수협위판장에서 일정을 시작한 뒤 구례ㆍ순천시 주암면민의 날 행사 등을 통해 추석인사를 했다. 이어 저녁에는 영암ㆍ시종면 면민음악회를 시작으로 신북ㆍ금정면에 이어 나주시 산포면, 함평군 나산면민 노래자랑대회까지 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추석인 4일에도 해남 대흥사를 시작으로 문내면 중추절 축구대회, 장흥 장평 명품호두축제, 강진군 마량면 찰전어 축제, 무안양파축제, 함평 해보면 한가위가요제에 참석해 도민들을 만났다.

박 전 대표는 고향인 진도를 찾은 5일에는 성묘에 이어 진도읍 상가 투어, 해남 산이면 녹동 노래자랑에 참석했다. 이후에도 그는 6일 강진 백련사, 순천 송광사, 선암사를 찾아 신자들을 만나고 스님들과 차담을 나눴으며, 7일은 곡성 심청축제, 광주 무등울림축제, 8일에는 영광 원불교 성지를 방문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강행군을 전남지사 출마를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박 전 대표가 명절이나 연휴 기간 호남 각지를 도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지방선거를 8개월 여 앞둔 시점에 공개적으로 호남 일대를 대거 돈 것은 나름의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목표가 명확한 정치인”이라며 “통상의 민심 행보라면 이전처럼 조용히 개인 일정 차원으로 소화했을 텐데 이번에는 당이나 호남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 전남지사 쪽으로 정치 활동의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남지사 출마설에 강한 부인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출마를 결심한 단계는 아니다”며 “당이 살아나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할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의 관심을 유도하는 차원이지 아직은 개인적 정치 목표가 있어서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지금 당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정당은 선거에서 지면 존재 이유가 없다. 8개월이나 남았으니 내가 다른 중진들의 출마 결심에 불을 지르기 위해 나선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주장해온 부산시장-안철수, 경기지사-천정배, 전북지사-정동영, 전남지사-박지원 등의 지방선거 라인업 구성을 위해 당에 자극을 준 것이라는 말이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그림은 이날 진행된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안철수, 손학규,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이런 당 대표급 인사들이 이번 지방선거에는 전면에서 뛰는 것이 좋다”며 “그래서 한번 이끌고 가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출마 선언을 하신 셈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도 (출마하겠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자유롭다”고 답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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