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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SK·SK C&C 합병 반기… 삼성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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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SK·SK C&C 합병 반기… 삼성 긴장

입력
2015.06.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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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지배권 강화 목적에 "자산 가치도 고려해야" 반대 나서

SK 측은 "예정대로 합병 추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최대 주주

비슷한 논란 상황서 의외의 행보…삼성, 엘리엇과의 싸움에 큰 부담

국민연금이 최태원 SK 회장의 그룹 지배권 강화에 필요한 SK㈜와 SK C&C 합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싸움 중인 삼성은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24일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열고 26일 예정된 SK㈜와 SK C&C 주총에서 양 사 합병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SK㈜와 SK C&C 합병비율 1 대 0.73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다. 향후 정관변경, 이사 선임도 반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SK그룹은 예정대로 양 사 합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SK㈜ 지분 7%, SK C&C 지분 6%를 각각 보유 중이다. 반면 최태원 회장 등 총수 일가는 SK㈜ 31.87%, SK C&C 43.45% 지분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이 합병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럼에도 SK그룹은 국민연금 결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SK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그룹 전체 지주사를 SK㈜나 SK C&C 중 하나로 결정해 달라는 시장의 요구를 따른 것”이라며 “각 주주들 뿐 아니라 국제의결권 자문기구 ISS도 찬성했는데 국민연금만 반대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이 더 곤혹스러운 곳은 삼성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엘리엇의 싸움이 한창인데 굳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합병 비율을 산정하면서 최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SK C&C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SK㈜ 가치를 낮게 봤다고 보고 있다.

이 부분은 삼성물산 합병 논란의 핵심이기도 하다.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을 1 대 0.35로 정한 것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더 많은 제일모직을 위해 삼성물산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오너 일가 등 우호 지분이 10%대여서 국민연금의 지지가 절실한 삼성물산은 비상한 관심을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SK와 단순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SK는 지주 회사의 합병이고 삼성물산은 사업 연쇄효과를 위한 합병이어서 내용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면 실익이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모두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헤지펀드인 엘리엇에 동의하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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