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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비뇨기 이야기]봄처녀, 가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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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비뇨기 이야기]봄처녀, 가을남자

입력
2016.05.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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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심봉석 이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심봉석 이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봄은 여자의 계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를 호르몬 관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봄에는 낮 길이가 길어져 일조량이 늘면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는데, 남성보다 여성이 증가된 성호르몬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가을에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떨어지면 성호르몬 분비가 줄고 갑상선호르몬이 감소해 차분하게 만드는데,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봄에 성호르몬 증가는 여성에게 더 영향을 주고, 가을에 성호르몬 감소는 남성에게 더 영향을 끼치므로 춘녀추남(春女秋男)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성호르몬 분비가 계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어 계절에 따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여성이 봄을 타는 원인을 여성의 시각과 후각이 더 발달했다는 것으로 설명한다. 냄새는 후각신경을 통해, 체온, 혈압, 호르몬 분비 등 신체 항상성 유지와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변연계로 전달된다. 봄의 꽃 향기가 후각신경을 자극해 변연계를 활성화시키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시각적으로 봄에는 햇빛량이 많아지고 화사한 색감의 증가로 뇌기능이 활성화돼 호르몬 분비가 증가된다. 이렇게 시각과 후각을 통해 여성호르몬 분비가 늘어 여성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세로토닌 호르몬은 공격 체온 기분 수면 식욕 등을 조절하지만 특히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라토닌 분비는 가을과 겨울에 줄고, 봄과 여름에 늘어난다. 따라서 봄이 되면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가 늘어 기분이 상승하고 긍정ㆍ활동적 성격으로 바뀐다. 이러한 세로토닌 변화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커서 봄에는 여성이 더 분위기를 탄다.

남성이 가을을 타는 이유를 멜라토닌 영향으로 설명한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로 빛을 감지해 몸의 주기적인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 분비는 빛의 양에 따라 조절되고 수면패턴에 영향을 주는데, 해외여행의 시차적응에도 관여한다. 밤에 많은 양이 분비돼 잠을 유도하고, 아침에 밝아지면 분비가 줄어 잠을 깨게 만든다. 또 혈압과 심박수, 흥분감을 낮추며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숙면을 취하게 만든다. 멜라토닌이 늘면 차분해지고 감성적이 되는데, 사실 가을이 되면 남녀 모두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한다. 그런데 멜라토닌이 여성 신체리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남성이 가을에 더 민감해진다.

가을이 되면 차가워지는 날씨로 남자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 분비가 증가한다. 옥시토신은 혈압을 조절하고 성욕을 일으키고 좋아하는 감정을 촉진한다. 바소프레신은 혈압을 높이고 성욕을 자극하고 성적으로 행동하게 이끈다. 물론 이들 호르몬은 여자도 늘지만, 남자는 수용체에서 호르몬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호르몬 작용이 커져 감정변화도 더 커진다.

계절에 따른 심리 변화는 남녀에게 다르게 나타나지만 이를 호르몬이나 신경계 변화로만 설명하는 것은 극히 단편적 시각일 수밖에 없다. 감정은 계절별로 달라지지만 신체 요소보다는 심리 변화이며, 반드시 남녀 간 생리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현대사회에서는 계절 변화보다는 사회ㆍ문화적 환경에 의해 영향을 더 많으므로, 봄처녀나 가을남자보다는 환경에 의해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이나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가 생겨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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