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사랑으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키우던 강아지들을 분양받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 문을 연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반려동물매장, 가전매장 등이 합쳐진 초대형 복합매장인 이마트타운인데요. 이곳에서 정 부회장의 반려견인 스탠다드푸들 사이에서 지난 5월에 태어난 강아지 3마리를 각각 300만원에 분양하고 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품종은 아니다 보니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매장에는 이 강아지들 모견들의 사진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상술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정 부회장의 반려견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2010년만 해도 6마리를 길렀으나 반려견들 사이 자연스럽게 교배가 되면서 한 때 50여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에서 대형견 50여마리를 키우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이 됐을 텐데요, 키우던 반려견들은 각 점포의 몰리스펫샵에 보내져 홍보대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번에 분양을 위해 내놓은 강아지들은 아직 새로운 가정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정 부회장 조차도 “내가 브리더(breeder·동물사육업자)가 된 것 같다”는 얘기를 할 정도라고 하니 반려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큰 것 같습니다.
정 부회장의 반려견 관련 에피소드는 이외에도 많습니다. 먼저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반려동물 사료의 모델로 반려견 마리가 출연하기도 했고요, 지난 해 말에는 본인이 맥주를 혼자 마신 적이 있는데 옆에 있던 마리와 몰리에게 미안하다며 반려견 전용 맥주를 주류업계 관계자에게 요청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정 부회장이 워낙 반려동물을 좋아하고 또 관심이 있는 영향일까요. 이마트의 몰리스펫샵은 26개 점포로 늘어났고, 관련 PB제품과 서비스들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이마트타운에는 약 595㎥의 반려견 운동장도 생겼습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에 150~200여마리가 찾는다고 하고요. 국내 유통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 부회장의 반려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관련 사업 활성화로 이어지고 반려동물 문화 향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 때 이마트에서는 판매되는 강아지 유리창에 ‘무이자할부’가격표가 붙어있고 생후 2개월 미만 강아지까지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죠. 동물보호활동가들은 이른바 ‘펫샵’에서 강아지를 판매하기 위해 고통 받는 모견들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많은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인만큼 앞으로 반려동물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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