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아질 수록 더 확대
40대 남 평균 4928만원 받는데
여성은 고작 2537만원 머물러
30대 이하에선 미미한 격차
여성 유리천장 막혀 승진 차별
경단녀 저임금 복귀 등이 원인
남성과 여성 근로자의 연봉 격차가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한지 얼마 안 된 청년층에서는 급여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40대 이상에서는 차이가 두 배 안팎에 달했다. ‘유리천장’으로 일컬어지는 여성의 승진 차별, 경력 단절 후 저임금 노동 시장 복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9일 한국일보가 국세청이 발간한 ‘2015년 국세통계연보’의 2014년 귀속 연말정산 신고 근로자의 급여를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남성과 여성의 평균 연봉은 각각 1,887만원과 1,708만원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1.1배 정도 많은 돈을 받고 일을 한다는 것이지만, 미미한 수준의 격차다.
그러나 30대에 접어들면서 남성(3,635만원)과 여성(2,583만원)의 연봉 차이는 1.4배로 벌어졌다. 남성 연봉은 거의 두 배 가까이(1,748만원) 높아진 반면, 여성은 절반 정도인 875만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40대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남성과 여성의 연봉은 각각 4,928만원과 2,537만원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9배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 취직을 해 40대까지 계속 직장을 다닌다고 가정할 경우 남성 연봉이 2.6배 오를 때 여성은 고작 1.4배 오르는데 그쳤다는 얘기다. 게다가 40대 남성은 30대보다 1,200만원 가량 높은 연봉을 받은 반면, 같은 나이 대 여성은 도리어 연봉이 46만원 가량 깎였다. 50대 이상에서는 남성(3,976만원)과 여성(1,942만원)의 연봉 격차가 2.1배로 더 벌어졌다.
원인으로는 역시 직장에서의 남녀간 승진 차별이 꼽힌다.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는 여성에 비해 남성이 승진 기회를 더 많이 얻으면서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임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40대 정도 이상이 되면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 등 고액 연봉자의 자리 대부분을 남성이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일자리가 서비스업 등 ‘승진 사다리’ 자체가 별로 없는 곳에 집중돼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출산이나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경력 단절 여성’(경단녀)의 문제 역시 남녀 연봉 격차의 주요 원인이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번 그만뒀다가 다시 직장을 잡는 여성 대부분이 어느 정도 연봉이 보장되는 대기업이 아니라 급여가 그리 높지 않은 중소기업 쪽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체 여성의 평균 연봉은 2,212만원으로 남성 평균 연봉 3,859만원의 57% 수준에 그쳤다. 남녀를 모두 합한 전체 근로자 평균 연봉은 3,170만원이었다. 여성들이 전체 근로자 평균보다 960만원, 남성보다 1,600만원 정도 적은 돈을 받고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하더라도 남성이 802만원(3,056만원→3,859만원) 늘어난 반면 여성은 442만원(1,770만원→2,212만원)으로 남성 증가폭의 절반 수준 늘어나는데 그쳤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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