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대회 운영 질타 있었지만 "알뜰한 아시안게임" 자평하며
운영비 남은 돈으로 지급 방침 논란
2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실패한 국제대회라는 평가를 받은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남은 예산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방침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아시안게임조직위·지원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직위는 아시안게임 시설비로 1조5,553억원을 투입했고 대회 운영비로는 4,823억원을 썼다. 시설비와 운영비의 86.8%는 국비(5,935억원)와 시비(1조1,764억원) 등 혈세였고 민간자금과 수익은 2,677억원에 불과했다.
아시안게임 개최에 2조376억원이 들었지만 대회 기간 내내 조직위는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질타를 받았다. 개막식은 ‘한류’만 앞세웠다는 지적을 받았고 셔틀버스를 비롯한 수송 시스템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조직위가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을 정도였다. 통역 서비스는 지원요원들이 대회 도중 대거 이탈하면서 기자회견이 취소되는 등 마비상태였고 꺼져버린 성화, 배드민턴장 정전, 북한선수단 선수촌 취객 난입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입장권 예매시스템도 온라인 매진사례가 속출하고 해외 구매가 쉽지 않은 등 낙제점을 받았다.
하지만 대회 운영을 맡은 조직위는 “안전하고 알뜰한 아시안게임이었다”고 자평하며 대회 운영비 잔액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실내·무도아시안게임 뒤에도 전 직원에게 90만원씩의 성과급을 지급하려다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았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직원 성과급을 운영비 항목에 포함하지 않았다”면서도 “선수촌과 미디어촌 수리비 등 추가 비용을 지출하고 남은 예산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적게는 몇 달에서, 많게는 수년간 고생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다른 국제대회 때도 있었던 일”이라며 “적자가 나거나 남은 예산이 없다면 성과급 지급은 없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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