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노랗네.”
이 말은 표준어일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노랗네’는 표준어가 아니었으며 ‘노라네’가 표준어였다. ‘노랗다, 빨갛다, 동그랗다, 조그맣다’ 등은 ‘ㅎ’ 불규칙용언으로서 어미 ‘-네’가 결합하면 ‘ㅎ’이 탈락하여 ‘노라네, 빨가네, 동그라네, 조그마네’가 된다.
그런데 인터넷 블로그를 검색해 보면 오히려 ‘노랗네, 빨갛네, 동그랗네, 조그맣네’가 몇 배쯤 많이 쓰인다. 규범과 달리 현실 언어에서는 ‘ㅎ’을 탈락시키지 않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노랗네, 빨갛네, 동그랗네, 조그맣네’ 등도 표준어로 인정하였다. 결과적으로 ‘노라네, 노랗네’ 둘 모두 표준어가 되었다.
“색이 노랗니?”
이 말도 표준어일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노랗네’와 달리 이 ‘노랗니’는 표준어가 아니며 ‘노라니’만 표준어이다. 의문형 어미 ‘-니’가 결합한 말은 여전히 ‘ㅎ’이 탈락한 ‘노라니, 빨가니, 동그라니, 조그마니’만 표준어로 삼고 있는 것이다. ‘노랗니, 빨갛니, 동그랗니, 조그맣니’도 널리 쓰이지만 아직 표준어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아서일 것이다.
다만 ‘노랗네’는 표준어인데 왜 ‘노랗니’는 표준어가 아닌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노라네, 노라니’라고 말하는 화자는 불규칙활용을 따르는 것이고, ‘노랗네, 노랗니’라고 말하는 화자는 규칙활용을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노랗네’만 표준어라고 한다면 뭔가 짝이 맞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된다. ‘노랗네’처럼 규칙활용을 인정한다면 같은 맥락의 활용형인 ‘노랗니’도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좀 더 쉽고 편한 정책이 아닐까 싶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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