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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신예 배우 하나, 열 주연급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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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신예 배우 하나, 열 주연급 안 부럽다

입력
2018.04.25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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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배우 손예진(왼쪽부터)과 정유진 이주영 주민경이 30대 직장여성들의 애환을 대변하고 있다. JTBC 제공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배우 손예진(왼쪽부터)과 정유진 이주영 주민경이 30대 직장여성들의 애환을 대변하고 있다. JTBC 제공

“난 있는 대로 다 썼어. 하나하나 조목조목.”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예쁜 누나’)에서 윤진아(손예진)의 직장 동료 금보라(주민경)는 ‘사이다’ 같은 존재이다. 사내 성희롱 등 여직원을 상대로 한 남자 상사들의 ‘못된 짓’을 써달라는 설문지를 촘촘하게 채운 그는 “난 (설문지) 안 채웠어”라는 동료를 향해 “왜 안 써?”하곤 눈살을 찌푸린다.. ‘미투(#ME TOO)’와 ‘갑질’로 사회가 떠들썩한 요즘 더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똑 부러진 캐릭터 금보라는 신인배우 주민경(29)이 연기해 더욱 실감난다. 실제 직장인인지 배우인지 모를 주민경의 담백한 외형과 대사는 요즘 직장여성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어냈다. 지난 2014년 JTBC드라마 ‘유나의 거리’로 데뷔한 주민경이 제대로 된 조연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민경의 직장동료로 나선 신예 배우 정유진(29)과 이주영(26)도 눈에 띈다. ‘예쁜 누나’가 멜로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의 애환을 속 시원하게 다루는 데는 세 사람의 역할이 크다. 정유진은 쉬운 일만 하는 얌체 강세영을, 이주영은 싫어도 내색하지 못하는 막내 사원의 곤란을 표현한다. 드라마 ‘아내의 자격’과 ‘밀회’ 등으로 꼼꼼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안판석 PD의 ‘선구안’과 어우러져 신예 배우들의 활약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똘똘한 신예 배우 하나가 열 주연급 부럽지 않음을 ‘예쁜 누나’는 잘 보여준다.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에서 송혜리 시보순경을 연기하는 신인배우 이주영. 방송화면 캡처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에서 송혜리 시보순경을 연기하는 신인배우 이주영. 방송화면 캡처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도 신진 배우와 현실감 넘치는 내용이 어우러지며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배우 이주영(31)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모델 출신으로 3년 전 독립영화 ‘몸 값’에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한 이주영의 첫 드라마 출연작이다. 그는 짧은 헤어스타일로 딱딱 내리꽂는 말투의 시보 순경 송혜리 역을 맡아 주인공인 정유미와 이광수를 압도한다. 아버지 같은 사수가 “계집애”라고 하면 “계집애는 여성 비하 발언! 여자”라고 소리치고, 강력사건에 투입되는 동료에겐 “성과 챙긴다”고 말하는 솔직한 인물이다. 강한 척하며 큰 사건을 맡고 싶어하지만 정작 교통사고를 목격하고는 충격을 받아 “(고향) 집으로 내려가겠다”고 말하는 엉뚱한 면도 있다.

딸만 넷인 방앗간집 첫째 딸인 송혜리는 장애를 가진 아버지 밑에서 자라 자존심이 강하면서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복합적인 인물. 신인이 연기하기엔 벅찰 법하다. 하지만 노 작가가 꾸린 탄탄한 대본을 발판 삼아 맛깔진 인물을 빚어냈다. 백승도 김건우 등 신인들 역시 ‘라이브’에서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드라마는 ‘디테일과의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신인배우를 기용해 성공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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