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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먼저 잡은 한국, 일본보다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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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먼저 잡은 한국, 일본보다 웃을 수 있을까

입력
2017.01.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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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방문 일정 뒤집혀, 당일치기 방한 최악 예상은 피해

대북 메시지, 사드 수확 예상… MD, 분담금 역풍 맞을 수도

일본은 중국 겨냥 입지 강화 기대, 한일간 손익계산서 주목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내주 한국에 이어 일본을 찾는다. 당초 알려진 일정이 뒤바뀌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이 갖고 올 보따리에 따라 손익계산서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 한일 양국 가운데 과연 누가 웃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국방부는 26일 “매티스 장관이 첫 순방일정으로 1~4일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공지하면서 “서울을 거쳐 3일 도쿄에 들를 것”이라고 밝혔다. 2일 한국에 도착해 1박을 한 뒤 3일 일본으로 떠나 4일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핵심 동맹국으로 한국보다 일본을 먼저 꼽으면서도 순서상 서울을 먼저 찾을 것이라고 밝힌 점은 이례적이다.

실제 이번 매티스의 해외일정은 막판까지 유동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밤까지도 2일 일본에 도착해 최소 1박2일, 최대 2박3일까지 일본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매티스가 4일 본국으로 돌아가는 점에 비춰, 최악의 경우 한국에는 당일치기로 기껏해야 반나절 가량만 체류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미 국방부가 발표하기 직전인 26일 새벽이 돼서야 매티스 장관의 일정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매티스 장관의 전임자인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장관의 경우 2015년 4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는데, 당시에도 일본에서 2박3일간 머문 뒤에야 한국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아시아에서 우선순위는 늘 한국보다 일본이었다.

특히 매티스 장관이 해병대 병사와 소대장 시절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 3사단에서 근무했던 것과 달리, 한국과는 어떤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지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매티스가 한국보다는 일본에 더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군 관계자는 “온갖 기록과 증언을 뒤져봤지만, 매티스 장관이 한국에 와서 본인의 입으로 말하지 않는 한 우리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한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매티스가 누구인가. ‘미친 개’라고 불리며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적 무력대응도 마다하지 않는 그야말로 매파 성향의 군인 출신 강경파다.

하지만 과거 미국의 대통령이나 국무ㆍ국방장관 모두 한국을 찾아 북한을 향해 으름장을 놨지만 한반도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매티스 장관이 북한이 내려다보이는 판문점이나 전방부대를 방문하고, 서울 용산의 한미 연합사령부에서 온갖 거친 언사를 쏟아내도 상황이 달라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오히려 탄핵 정국 이후 불투명한 국내 상황에 입지가 좁아진 우리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조급증을 내는 것으로 비칠 경우, 동맹국의 ‘안보부담 공유(burden sharing)’라는 면에서 자칫 미 측에 빌미를 줄 우려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어떤 식으로든 ‘차질 없는 사드 배치’를 약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행여 무언가를 제시한다면 우리 정부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 측이 동맹국 한국에 제시할 카드로는 트럼프 정부가 군사분야 정책기조로 강조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 구축이나, 방위비분담금 인상이 거론된다. 두 사안 모두 국내 여론을 들끓게 할 수 있는 휘발성을 갖췄다.

이와 달리 매티스 장관은 일본을 찾아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해 중국을 겨냥한 이슈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안보법제 시행 이후 자위대의 역할이 커진 일본으로서는 ‘입맛’에 꼭 들어맞는 주제다. 일본 측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이 일본을 상대로도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겠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에 비하면 돈 문제를 별로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문이 한일 양국 가운데 과연 누구에게 ‘꽃놀이 패’일지 주목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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