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각국 정상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트남 다낭으로 속속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당국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1주일 전 106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담레이’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태풍이 다낭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베트남 기상청에 따르면 필리핀 인근 해역의 열대성 저기압이 이날 새벽 태풍(‘하이쿠이’)으로 발전, 베트남 다낭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최고 풍속 시속 75㎞, 평균 시속 20㎞로 접근하고 있다. 11일 오전엔 파라셀 군도 근처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다낭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지금으로선 정상회의가 끝난 뒤인 13일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다낭 하늘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간간이 보였다. 하지만 이날 저녁부터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일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은 11월부터 1월 사이 태풍이 집중되는데, APEC 정상회의가 공교롭게도 태풍과 태풍 사이에서 열리는 셈이다.
한편 시민들은 각국 국기를 들고 다낭 시내 주요 거리로 나와 각국 정상들을 환영했다. ‘사랑해요 미국(I love America)’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준비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다낭국제공항에서 각 정상들의 숙소가 있는 해변 리조트로 향하는 한(Han)강 다리는 이날 대부분 통제됐으며, 정상 대부분은 용(Rong)다리로 숙소로 향했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푸르마 리조트를 기준으로 미국은 북쪽, 중국은 남쪽에 위치한 리조트를 통째로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숙소는 행사장과 인접한 리조트다.
다낭 시내에서 미니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는 짠 송 투언(45)씨는 “곳곳의 도로가 수시로 통제돼 불편하다”면서도 “불평 불만을 하는 사람들은 없다.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은 관광객들이 다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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