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170명 교내 중앙도서관 정문에서 ‘박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이사장을 역임한 영남대 교수들이 8일 시국선언을 통해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이날 ‘시국을 걱정하는 영남대 교수 일동’은 교내 중앙도서관 정문 앞에서 ‘영남대 교수 시국선언 및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통치능력을 상실했고, 국가 위기를 관리해야 할 대통령이 국가 위기 자체가 됐다”며 “문제의 근원은 최순실에게 있지 않다. 모든 사태의 원인인 대통령은 즉각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또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이끌어 오면서 이 사태를 방조 및 은폐한 새누리당 지도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는 해체하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교수들은 “영남대는 한때 박 대통령이 재단 이사장과 이사로 몸담았던 학교”라며 “당시에도 최태민 일가의 부정ㆍ비리로 영남대가 황폐해진 것을 지켜본 기억이 있는 우리는 이번 사태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전임 교원 800여 명 중 110명, 비정규 교수 260여 명 중 60명 등 모두 170명이 동참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와 재학생 200여 명은 20여 분간 교내 시계탑까지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행진했다. 영남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지난 2009년 영남대 재단 이사체제에 반발하며 나선지 7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1980년 3월부터 1988년 11월까지 영남학원 이사장과 이사를 역임하다 입시 부정사건으로 이사직을 그만뒀다. 영남학원은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09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박 대통령이 이사 과반수를 추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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