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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절반이 세금.. 덴마크 국민은 왜 행복할까

입력
2016.01.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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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OECD 행복지수 1위 덴마크

탄탄한 사회안전망 덕에 근심, 스트레스 적어

해고 쉽지만, 재고용도 보장

실업수당도 충분히 제공.. 정부 신뢰도 높아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장.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장.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행복지수 조사 때마다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덴마크.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덴마크의 행복 비결에 대해 “사회 안전망이 탄탄한 사회 모델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덴마크 행복연구소의 마이크 비킹 소장은 “덴마크도 유토피아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도전에 직면한다”면서도 “통합된 무료 의료 시스템과 무료 교육 지원, 관대한 실업인정 제도 등을 포괄하는 강력한 사회보장제도 덕분에 누구나 걱정과 스트레스를 덜게 돼 행복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에 위치한 행복연구소는 행복의 사회적 요인을 연구하는 민간 연구기관으로 비킹 소장은 2013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

단단히 구축된 사회안전망의 기본은 높은 세금이다. 덴마크는 조세부담률이 50.9%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다. 비킹 소장은 “덴마크인은 세금을 많이 내는 데 거부감이 없다”며 “소득의 절반 이상을 내 것으로 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지만, 많은 세금을 내더라도 계층 격차 없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는 편이 훨씬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덴마크인은 직업 선택 시에도 소득보다 직업의 사회적 영향력을 따진다. 비킹 소장은 “급여 수준보다 내가 몸담을 조직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직업 선택 기준”이라며 “수입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100유로를 더 받고 덜 받고는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비킹 소장은 ‘행복한 사회’에 대해 “국민의 행복감이 동력이 돼 이전보다 건강하고 창의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선순환 시스템을 확보한 사회”라고 정의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피터 군데라흐 사회학과 교수.
덴마크 코펜하겐대 피터 군데라흐 사회학과 교수.

덴마크의 대표적인 행복 전문가인 코펜하겐대 피터 군데라흐 사회학과 교수는 덴마크의 행복 비결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를 적이 아닌 친구로 여기는 높은 국가 신뢰도”라고 말했다. 예컨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유연ㆍ안전성(flexicurity) 정책도 국민의 국가 신뢰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해고가 쉽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재고용이 보장되며 재고용까지 충분한 실업수당도 제공되는 게 덴마크 노동 정책 특징이다.

유난히 길고 어두운 겨울을 보내는 덴마크인들에게 여가와 사회관계형성이 어우러진 ‘히게(hygge)’ 문화도 행복수준을 높이는 데 한몫 한다. 히게는 어둠 속에 양초를 켜고 느긋하게 함께 어울리는 식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친교 활동을 말한다. 사회적 관계형성과 여가가 어우러진 안락함이다. “덴마크인은 다른 언어로는 정확히 번역할 수 없는 히게 문화를 자랑스러워한다”는 게 군데라흐 교수의 말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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