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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울리고 ‘인생 영화’ 찍은 수문장 할도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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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울리고 ‘인생 영화’ 찍은 수문장 할도르손

입력
2018.06.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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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축구 대표팀의 영화 감독 출신 수문장 하네스 할도르손(34)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인생 영화’ 한 편을 찍었다.

할도르손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기가 막힌 ‘선방쇼’를 펼쳤다. 특히 1-1로 맞선 후반 19분 세계 최고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페널티킥을 막아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고국에 소중한 승점 1(1-1 무승부)을 안겼다. 슈퍼세이브를 선보인 할도르손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OMㆍMan Of The Match)에 뽑혔다.

프로 선수로서 전문적인 골키퍼 훈련을 받지 않았던 할도르손의 ‘거미손’에 묶인 아르헨티나는 할말을 잃었다. 11차례 슈팅을 날리고도 골문을 열지 못한 메시도 “매우 고통스럽다”며 “페널티킥을 넣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었는데, 승점 3을 얻지 못한 부분은 내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할도르손의 선방은 우연이 아니다. 노력의 산실이다. 할도르손은 “메시가 그 동안 찼던 수많은 페널티킥을 보고 연구했다. 페널티킥을 막는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최고의 선수, 최고의 팀을 상대해 승점을 얻어 기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할도르손은 2년 전 이번 대회 예고편을 보여줬다.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꽁꽁 얼렸다. 할도르손은 유로 2016 대회 F조 예선 1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유효 슈팅 10개 중 9개를 막아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당시 호날두는 10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불발됐다. 메시와 호날두의 슈팅을 합치면 21개로, 결국 둘 모두 아이슬란드의 ‘얼음 장벽’을 깨지 못했다.

할도르손이 제작한 아이슬란드 방송용 코카콜라 광고. 유튜브 캡처
할도르손이 제작한 아이슬란드 방송용 코카콜라 광고. 유튜브 캡처

인구 34만 명의 작은 얼음 나라 아이슬란드는 자국리그가 없다. 때문에 대부분 해외 리그에서 뛰거나 축구를 부업으로 한다. 호날두와 메시를 울린 할도르손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축구를 즐겼을 뿐, 체계적인 골키퍼 훈련을 받지 않았다. 20세 때 축구를 그만두기도 했던 그는 좀비 영화와 TV 광고를 찍은 디렉터 출신이다. 2012년엔 유럽 대중가요 축제 ‘유로비전’에 나간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고, 최근엔 자국 TV에 방영되는 코카콜라 광고를 만들었다.

아이슬란드의 축구 클럽에서 파트타임 골키퍼로 뛰었던 그는 2011년 키프로스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산데스(노르웨이), NEC(독일)를 거쳐 2016년부터 덴마크 프로리그의 레인더스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194㎝의 큰 키를 활용한 공중 장악력이 뛰어나고, 반응 속도와 판단력이 빨라 페널티킥 방어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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