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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벌써 450만, 강동원 효과라고 밖엔...

입력
2015.11.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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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은 강동원의 티켓 파워를 업고 500만 관객까지 넘보고 있다. CJ E&M 제공
영화 '검은 사제들'은 강동원의 티켓 파워를 업고 500만 관객까지 넘보고 있다. CJ E&M 제공

영화 ‘검은 사제들’의 흥행 이변이 극장가에서 화제다. 지난 5일 개봉해 23일까지 450만9,435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봤다. 이병헌과 조승우가 연기 호흡을 맞춘 ‘내부자들’에 19일 일일 흥행순위 1위를 뺏기기 전까지 극장가를 장악했다. 500만 관객 고지까지 넘보는 ‘검은 사제들’의 흥행 성과는 예상 밖이다. 구마의식(가톨릭에서 악령을 쫓는 행위)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에 충무로 스타 강동원과 김윤석이 주연을 맡았다고 하나 흥행 대박을 칠 영화는 아니었다. 극적 진폭이 약하고 만듦새가 허술한 것에 비하면 과도한 사랑을 받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검은 사제들’을 물고 뜯고 씹어봤다(※스포일러 주의).

양승준기자(양)= “너무 혹평을 하길래 예상보다는 재미있게 봤다.”

라제기(라)= “악령이 소녀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관객 평이 꽤 있다. 평론가나 영화 좀 봤다는 사람들은 할리우드 고전 ‘엑소시스트’(1973)와 비교해서 뭐가 신선하냐고 반문한다. 이미 ‘엑소시즘 영화’라는 분류가 있을 정도로 많이 다뤄진 소재다.”

양= “완성도는 450만명이 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헐거운 부분이 많다. 공포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논리가 촘촘하지 않다. 어렸을 적 개에 물려 죽은 동생에 대한 죄책감이 있다고 하나 최 부제(강동원)가 구마의식에 나서는 이유가 불분명하다.”

라= “이미 11명의 보조사제가 김 신부(김윤석)를 돕다 나가떨어졌는데 최 부제는 너무나 의연하게 구마의식에 대처하는 점도 이해가 안 된다.”

양= “맞다. 최 부제는 어떻게 그리 쉽게 구마의식을 하나는 의문이 있다. 450만 관객 동원은 강동원 출연효과 덕을 본 것 아닌가.”

라= “강동원이 하나의 장르라는 말이 떠돈다. 공포영화 좋아하는 사람이 공포영화를 찾아보듯 강동원 출연 영화는 무조건 본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화 속 돼지에 대한 언급이 많다. 최 부제 품에 안겨있는 돼지는 행복하겠다고, 그래서 부럽다는 글이 많다. 심지어 강동원 가슴과 맞닿는, 돼지의 귀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표현까지 있다.”

◆‘검은 사제들’ 남녀 관객 비율(%)

◆‘검은 사제들’ 여성 관객 연령대 비율(%)

※CGV리서치센터 집계(11월5~22일)

강은영기자(강)= “홍보전략에서 미스터리 드라마를 자처하며 공포 장르를 부각하지 않았던 게 기분 나쁘다. 언론시사 전에는 구마의식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비밀주의로 기대심리를 갖게 하려는 의도일 수 있으나 명작 ‘엑소시스트’와 비교되는 걸 차단하려 한 듯하다. 하지만 보고나니 결국 ‘엑소시스트’의 아류작이다. 한국영화에 없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라= “공포는 한국에서 마이너 장르다. 200만명을 넘기 어렵다. 그러나 강동원 김윤석 캐스팅만으로도 적어도 200만명이 봐야 하는 영화다. 공포영화로 규정했으면 목표 관객층이 좁아졌을 것이다.”

강= “그런 점에서 철저히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결국 ‘엑소시스트’와 무관할 수 없는데 이를 철저히 숨겼다.”

라= “영화 제작 과정이 초스피드였다. 원작이 된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는 지난해 공개됐다. 강동원과 김윤석이 나오는 영화인데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기획 촬영 개봉이 이뤄졌다. 발 빠른 기획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조아름기자(조)= “강동원 팬이라 좋게 봤다. 강동원과 김윤석 두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두 남자의 갈등이 흥미롭게 펼쳐지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극적인 갈등이 없어 이야기가 허술해 보였다. 최 부제가 첫 구마의식을 하다 도망친 뒤 너무 빨리 돌아온 점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라= “강동원 때문에 사제복이 멋지게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 어느 신부님은 SNS에 ‘말도 안 되는 영화다. 강동원 같은 얼굴을 지닌 신부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볼거리도 부족하고 여러 단점들이 많은 영화인데 강동원의 빼어난 외모가 이를 메운다.”

강= “강동원의 시장가치를 재확인한 영화였다. 다음 영화에선 강동원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더 커지지 않을까.”

조= “강동원이 출연하는 영화라면 무조건 궁금해진다. 출연작이 많지도 않아 이미지가 소비된 배우가 아니니 확실히 상품 가치가 높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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