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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前 부사장은 '비자금 관리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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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前 부사장은 '비자금 관리 밑그림'

입력
2015.04.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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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출납 내역 USB 담아 檢 제출

금품로비 대화 녹취… 베일 벗길 인물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고지기’였던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성완종 리스트’수사에서 비자금 관리의 밑그림을 제공해주는 인물이다.

한 전 부사장은 그 동안 횡령금의 규모와 비자금의 출납 상황을 잘 아는 실무자로 평가됐다. 하지만 성 전 회장과의 금품로비 대화도 녹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성 전 회장은 건설사업 현장 운영비(전도금) 형태로 빼돌린 32억원 등 250억원대 횡령 의혹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한 전 부사장은 공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를 횡령의 주체로 지목, 사이가 크게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측은 “회계를 모르기 때문에 경영은 모두 전문경영인(한 전 부사장)에게 맡겼다”며 분식회계, 횡령 등의 혐의를 떠넘겼다. 반면 한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맞섰다.

한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이 지시하면 회사의 자금을 현금화하고 이를 일일이 기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출납 내역을 USB에 담아 자원외교 수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에 제출했고, 검찰은 이를 상당부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내역들은 ‘성완종 리스트’특별수사팀으로 넘겨져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밝힌 정치인에 대한 금품로비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기본 자료가 되고 있다.

그는 현금화한 비자금이 누구 손으로 건너가 어느 정치인에게까지 연결되는지는 애초 직접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수사 이후 성 전 회장과 비자금 이야기를 하면서 금품로비 증언들을 상당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과의 접촉을 꺼려왔던 한 전 부사장은 15일 서울 강북의 자택 앞에서 비자금의 조성 경위 및 용처를 묻는 취재진에게 일체 답변을 하지 않고 부인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모처로 이동했다. 그는 그러나 본보와 전화통화에서는 “다 나온다”며 “나중에 때가 되면 뭐 안 나오겠나”고 말해 금품로비 수사 전망을 밝게 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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