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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 인하, 경기회복 위한 반전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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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 인하, 경기회복 위한 반전 계기로 삼아야

입력
2016.06.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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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전격 인하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지난해 6월 이래 연 1.5%로 유지돼 온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춰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1년 6월 3.25%부터 시작해 5년 동안 여덟 차례의 인하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사실 지금은 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쉽지 않은 딜레마 상황이다. 최근 채권 전문가 설문조사에서조차 응답자의 79.4%가 자본유출 및 미국 금리인상 우려를 들어 금리동결을 예상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심각한 경기부진 양상이 금통위원 전원일치의 결단을 이끌어 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배경과 관련, “글로벌 교역 부진과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하반기 경기 하향 위험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잖아도 회복 기미를 보였던 경기가 다시 하락하면서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5%로 내려앉아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 총투자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2분기 이래 최저인 27.4%까지 떨어지고, 생산과 소비가 모두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우려대로 글로벌 교역 부진과 기업 구조조정 여파가 하반기에 중첩되면 연간 성장률은 정부 기대치 3.0%는 고사하고 2%대 초반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흐름도 이번 결정에 작용했다고 보인다. 경기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과 달리, 일본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은 여전히 경기부양을 위한 금융완화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서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려는 ‘환율전쟁’이 진행 중이며, 그 틈새에서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올라 우리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주요국들의 금융완화책에 동승하면서, 한편으로 원화 절상 우려를 차단하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고용지표 등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미국의 금리인상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도 한은 결정을 도운 셈이다. 한은은 이번 인하로 향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동반 인상에도 어느 정도 여유를 갖게 됐다.

금리인상이 적절해도, 중요한 건 이를 경기회복의 불씨로 살려나가는 일이다. 이번 금리인하가 심각한 가계부채를 더욱 늘리거나 부동산 경기를 자극하는 등의 부작용을 불러서는 경제 전반의 위험만 커질 뿐이다. 따라서 정부와 한은은 금리인하 효과가 기업 투자나 구조조정, 환율 관리 등 긍정적 부문에 집중될 수 있도록 보다 촘촘한 후속 미시대책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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