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위해 귀국 현안 언급
위안부 합의 재검토 의지 드러내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필요”
민간 대북 접촉 신청 20건 넘어
첫 여성 외교부 장관 지명자, 뉴욕서 귀국
위안부 문제에 상당한 관심 표명
민간단체 대북접촉 신청 20건 넘어
외교부 사상 첫 여성 장관으로 지명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북핵 문제와는 무관하게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동시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남북 교류 재개와 위안부 합의 재검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 청문회 준비를 위해 이날 한국에 도착한 강 후보자는 곧바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인근 임시 사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강 후보자는 출근 길에 ‘청문회 통과 이후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지난번 휴가 때 (피해자들을) 뵈러 가려 했는데 한 분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못 갔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볼까 한다”고 말했다. 유엔에서 인권 문제를 주로 다뤄온 강 후보자가 위안부 문제에도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동시에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 수렴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앞서 이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자리에서 강 후보자는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더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는 게 유엔의 원칙이고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서부터 새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프로세스가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보름째인 이날까지 인도적 대북지원 단체 등 민간 단체들의 대북접촉 승인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서류 미비로 행정적 보완이 필요한 곳까지 합치면 대북접촉 신청이 2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내달 6·15공동선언 17주년 남북공동행사 개최를 위해 대북접촉을 신청했다.
남측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급감해 최근까지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를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조만간 상당수 민간단체들의 대북접촉을 승인할 전망이다. 민간단체들의 대북접촉이 받아들여지면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단절된 남북 간 민간교류가 1년 3개월여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