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삭 기자

정민승 기자

등록 : 2017.02.17 04:40
수정 : 2017.02.17 04:40

“김정남 살해범은 특정국 공작원 아닌 청부 암살단”

등록 : 2017.02.17 04:40
수정 : 2017.02.17 04:40

현지 언론 “당국, 용병집단 소행 결론”

말레이 정부 “김정남 시신 北 인도”

배후 규명 등 미궁 빠질 듯

印尼 25세 여성 추가 체포

金 둘째 부인, 시신 인도 요청

중국 국영 CCTV가 김정남을 암살한 두 번째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노란색 상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여성이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CCTV 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당국은 16일 김정남 암살을 실행한 용의자 6명이 북한 등 특정국가 정보기관에 소속된 공작원이 아닌 살인 청부를 받은 암살단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사건 발생(13일) 사흘 만인 16일 김정남의 시신을 북측에 넘기기로 결정한 데 이어 용의자들을 사실상 배후를 확인하기 어려운 다국적 용병집단으로 규정함에 따라 암살 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말레이시아 중문지 동방일보(東方日報)는 이날 고위관리를 인용해 정부가 체포된 여성 용의자 2명과 도주중인 남성 용의자 4명 모두를 청부를 받아 암살을 기획하고 실행한 집단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전날 베트남 여권을 지닌 여성 용의자를 붙잡은데 이어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국적의 25세 여성 시티 아이샤를 체포했다. 신문은 “경찰이 이미 김정남 살해 모의를 계획하고 의뢰한 막후 집단, 혹은 국가를 파악하고 있지만 정부가 아직 이 집단을 특정하지 않은 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암살 용의자들이 청부에 의해 꾸려진 조직으로 파악되면서 사건 배후를 북한으로 특정하기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김정남의 시신을 조사가 마무리된 후 북한에 인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모든 수사와 의학적 절차가 마무리된 후 (북한) 대사관을 통해 가까운 친족에게 시신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밟아야 할 절차가 있다”는 전제를 달아 김정남의 최종 부검 보고서 결과가 나올 예정인 이번 주말을 전후로 북측에 시신이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남의 둘째 부인 이혜경씨는 중국 정부에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는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 이씨가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에 이런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한솔, 솔희 남매와 함께 마카오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피살자 신원을 김정남으로 공식 확인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그(김정남)는 두 개의 다른 신분증을 갖고 있었는데 (여권에 적힌) 김철은 위장용이고 김정남이 진짜 여권”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도 김정남의 위조여권 소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북한이 김정남을 살해했는지 여부는 추정에 불과하며 그의 사망이 양국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신 인도와 관련, 북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또 말레이시아 정부에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화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16일 익명의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 북한이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실시되기 전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화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은 당초 그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13일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이틀 늦은 15일 진행됐다. 이 관계자는 부검이 13일에서 늦춰진 것은 북한 관료들이 시신에 대한 관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며 부검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암살 관련 용의자 2명을 속속 검거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범행 배후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시신을 배후로 의심받는 북측에 넘기기로 결정해 독극물 사용 등 사건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가 사라졌다. 또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 등 뚜렷한 물증이 없는데다 위조여권을 썼더라도 붙잡힌 용의자들이 전부 동남아계여서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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