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면 ‘전직 대통령급’ 추진
충청권 의원들 공동발의 참여
“단 1명 위해… 줄서기 입법” 비판
새누리당 의원들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유엔 사무총장 퇴임 후 내년 1월 귀국을 예고한 반기문 총장을 특별 예우하는 법안을 본격 추진한다.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은 반 총장에 대한 노골적인 줄서기이자 과잉 입법이란 지적이 무성하다.
3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최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직 국제기구 대표 예우에 관한 법률안’ 공동발의 요청문을 돌렸다. 이 법안은 유엔 사무총장 및 이에 준하는 국제기구 대표를 지낸 국민에게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준해 국가원수급 예우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비서관과 운전기사 ▦경호 및 경비 ▦교통ㆍ통신 및 사무실 등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법안의 수혜자가 공무원에 취임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국적을 포기하거나 공직선거에 후보자로 공식 등록한 경우 등에는 예우 및 지원을 제한한다는 단서조항도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전직 대통령과 달리 전 국제기구 대표는 별도의 규정이나 제도가 없어 그 직위의 위상과 공헌도에 합당한 예우가 어렵다”며 “그 법적 근거를 마련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고 세계에 이바지한 공로에 걸맞은 예우 및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법안에는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수 명이 공동발의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법안의 수혜 대상이 현재로선 반 총장뿐인데, 단 한 명을 위한 특별법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유력 대선주자에 줄대기를 하려는 속셈이 뻔히 보이는 과잉입법”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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