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자

등록 : 2017.03.16 04:40
수정 : 2017.04.12 06:04

[팩트파인더] 문재인의 안보관 '오해와 진실'

등록 : 2017.03.16 04:40
수정 : 2017.04.12 06:04

북한 관련 언급 때 집중포화 당해

보수층, 참여정부 이미지 덧씌워

“대외정책 분명히 밝혀야” 조언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김광두 김상조 김호기 교수 영입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세론을 구가하면서도 보수층으로부터 유독 강한 거부 반응을 얻는 것은 무엇보다 안보관 때문이다.

가뜩이나 참여정부 시절에 대한 이미지로 보수층의 안티 정서가 강한 상황에서 대북ㆍ대미 정책과 관련한 발언들이 보수층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논란이 된 문 전 대표의 발언들을 살펴 보면 전체적인 맥락이 거두절미된 채 알려져 진의가 왜곡되거나 부풀려진 부분도 적지 않다. 문 전 대표 캠프 내부에선 “(언론의) ‘제목 트라우마’에 걸릴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대표적인 게 문 전 대표의 안보관 논란을 촉발시킨 “당선되면 북한부터 가겠다”는 발언이다. 지난해 12월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나온 이 발언을 두고 보수층은 “우방보다 북한을 먼저 찾겠다는 문 전 대표에게 정권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보수 진영이 ‘문재인 때리기’의 대표적인 근거로 삼는 발언이다.

그러나 당시 인터뷰 내용을 보면 해당 대목에서 문 전 대표는 “사전에 그 당위성에 관해 미국과 일본, 중국에 충분한 설명을 할 것이다”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이 부분이 빠진 채 “북한부터 가겠다”는 대목만 부각됐다. 문 전 대표 캠프의 외교안보 핵심관계자는 “미국과 협의를 거치겠다는 전제가 생략된 채 알려져 오해를 키웠다”며 “북핵 문제 해결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거나 “우리의 쌀과 북한 광물을 교환하자”는 등 대북 협상과 관련한 문 전 대표 발언도 보수층이 표적으로 삼는 대목이다. 북한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마당에 이를 역행한다는 것이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암살 등 북한의 비상식적 도발 상황과 맞물려 보수층의 공세는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국제사회 제재 상황을 감안해 재개 협상을 조기에 시작하자는 것이지 곧장 재개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쌀과 광물 교환도 “장차 남북관계가 좋아졌을 때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11일자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 보도도 오해의 여지가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려 한다” “북한과 중국에도 그럴 수 있느냐”는 식의 반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이는 해당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직접 한 발언은 아니다. 문 전 대표가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나도 친미지만 이제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도 협상하고 ‘No’를 할 줄 하는 외교가 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인용한 것이다. NYT는 인터뷰 당시 문 전 대표의 이전 발언과 주장도 함께 담겠다고 했다고 한다. 문 전 대표측은 이 역시 “과거 지나친 친미 일변도를 보여 온 우리 외교관들에게 던진 메시지”라며 해석이 과장됐다고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전체 맥락을 보면 원론적인 주장도 문 전 대표를 거치면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자주외교와 햇볕정책에 방점을 뒀던 참여정부 당시의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문 전 대표 스스로 표적이 되는 안보관이나 대외정책을 언급할 때 강조점을 좀 더 선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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