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서 국내 최연소 박사학위 취득 예정자로 화제를 모았던 송유근(17)군이 이번엔 저명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20일 UST 등에 따르면 디시인사이드와 클리앙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송 군이 지난달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석재 전 천문연구원장의 2002년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두 문건을 비교한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표절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은 “두 논문의 문장과 수식 등의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며 “이 문제를 논문표절 국제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표절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송군의 논문이 박 전원장의 논문을 인용한다고 하더라도 논문 전체 문장의 80%이상이 동일하다면 표절이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전원장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표절 의혹 제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유근이 논문과 제 발표자료가 많은 부분이 같거나 유사해 일반인들이 표절로 의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논문의 핵심이 유근이가 유도해 낸 편미분방정식 부분으로, 매우 의미 있는 학문적 성과이며 저널에서도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두 논문의 2ㆍ3장이 문장까지 거의 유사한 데 대해 박 전원장은 “학술대회 발표 후 10여년만에 같은 주제를 연구한 것이어서 2ㆍ3장을 유근이가 복습, 리뷰를 한 것”이라며 “그래서 논문의 제목에 ‘재고(Revisited)’를 명기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두 논문의 수식이 거의 비슷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과정을 반복한 것이어서 비슷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내 발표자료 방정식들은 SCI급이 못되지만 유근이가 유도해 낸 편미분방정식은 SCI급”이라고 평가했다. SCI는 과학기술 분야 잡지에 게재된 논문색인을 수록한 데이터베이스로, 학계의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송 군의 논문이 자신의 발표자료를 인용 표시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박 전원장은 “논문투고 과정에서 심사자에게 발표자료를 알렸으며, 다만 심사자와 논문에 표기할 인용자료 범위를 SCI급 논문으로 한정하기로 해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원장은 “저널측에 객관적인 심사자가 표절의혹을 엄정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니표절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논문의 개수와 질을 놓고 마치 욕을하려고 기다리는 것 같은데 업적을 낼 수 있도록 유근이의 발전을 축하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전=허택회기자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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