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생명을 경시하고 무상한 물질을 숭배하는 이 깊은 병통을 치유할 유일한 길은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라는 화두를 들고 각고의 정진수행을 하는 것뿐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宗正ㆍ최고지도자) 진제 스님은 4일 부처님 오신 날(5월 14일) 법어를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구상의 모든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며, 그 고통을 덜어주고 대신 앓는 동체대비(同體大悲ㆍ동일체로 생각하는 큰 자비심)”의 도의를 실현하면 우리가 있는 이 곳이 바로 “부처님 오신 도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겨레가 엄숙한 소명과 책무를 다해, 조국이 하나 되고 남북 동포가 겨레의 얼과 동질성을 회복해 얼싸안고 춤추며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그 때가 부처님과 함께하는 날”이라며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이날 법어에서 무엇보다 중생 모두가 수행을 통해 인간본질, 생명존엄 등을 깨달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과학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평화에 기여해야 하는데도 탐욕으로 가치가 전도돼 가공할 무기를 개발하고 자연을 훼손해 도리어 인류가 안전과 미래를 걱정하게 됐습니다.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우주원리를 자각해 비애, 고뇌가 없는 해탈에 이르도록 합시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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