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대표단 美 본토 포대 방문
수도권 방어엔 무용지물 판단
정부가 2013년 5월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평가한 결과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최근 입장과는 정반대여서 이후에 정부의 판단이 왜 바뀌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위사업청이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에게 제출한 공무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방위사업청, 합동참모본부, 공군 합동으로 대표단을 꾸려 사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는 미국 본토의 포대를 방문해 장비를 둘러보고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미 측은 “사드는 고도 30~200㎞, 사거리 250㎞의 고고도 탄도탄 방어용”이라며 “한반도 시뮬레이션 결과 대구나 부산지역에 배치할 경우 스커드-B/C와 노동미사일급 방어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 측은 수도권을 위협하는 사거리 100㎞급인 KN-02 등의 탄도탄 위협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 수도권을 겨냥한 무기의 궤적보다 사드의 요격고도가 높아 북한이 쏜 미사일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사드가 만능인 것 같지만 수도권 방어에는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전역을 방어한다는 기대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개 포대에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도 걸림돌이다. 당시 대표단은 “종합해볼 때 사드를 수입하는 것보다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을 개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군 당국은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요격고도 50~60㎞인 L-SAM을 개발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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