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로 단거리발사체 6발 무력시위
미국 정부가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포함한 김정은 북한 정권의 핵심 측근 12명과 국가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 등 5개 기관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해 독자적인 대북제재에 착수했다. 북한은 동해로 단거리발사체를 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하자 곧바로 독자 제재대상을 발표하며 대북압박의 고삐를 재차 틀어쥐었다. 명단에는 권력 서열 3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오극렬ㆍ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 등 군부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북한 군 지도부를 정 조준한 ‘도려내기식 제재’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안보리 제재 명단에 들어 있는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 현광일 과학개발부장, 리만건 군수공업부장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 박춘일 이집트 주재 대사 등 4명도 미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다만 북한의 대표적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 대남담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제외됐다. 향후 남북관계 개선 때 그의 활동 폭을 넓혀주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정권의 핵심 통치기구인 국방위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도 제재대상에 올랐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원자력공업성, 국방과학연구소, 우주개발국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번에 지정된 개인과 기관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와 출입국이 금지된다.
이에 맞서 북한은 3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발사체 6발을 쐈다. 우리 합참은 “북한의 발사체는 100~15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비춰 KN계열의 단거리미사일이나 300㎜방사포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단거리발사체를 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6월 KN-01미사일 발사 이후 9개월 만이다.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7일부터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저강도 도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4년의 경우 3월부터 9월까지 단거리미사일을 무려 111발이나 쏘는 릴레이 무력시위를 벌였지만 지난해에는 6월까지 29발을 발사하는데 그쳤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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