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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경제를 파멸로 끌고 갈 무역전쟁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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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경제를 파멸로 끌고 갈 무역전쟁을 경계한다

입력
2018.03.19 20: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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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유럽연합(EU)의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을 유발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이 가시화하고 있다. 23일로 예정된 관세부과 시한을 앞두고 세계 각국은 미국을 상대로 협상에 나서는 한편, 보복관세 목록을 발표하거나 국제여론에 호소하고 나섰다.

EU는 16일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에 맞서 보복관세 대상 미국산 제품 목록을 발표했다. 10쪽 분량의 목록에는 쌀 오렌지주스 주방용품 의류 신발 세탁기 섬유 위스키 오토바이 보트 배터리 화장품 등이 망라됐다. 연평균 28억유로(약 3조7,000원) 규모다. EU를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보복관세를 단행하겠다는 으름장이어서 이변이 없다면 미ㆍEU 무역전쟁의 개시를 예고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독일과 중국 등 주요국이 한 목소리로 미국의 부당한 관세조치를 겨냥해 비난과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무역 자유화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한편, G20 틀에서의 해결책 모색에 공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는 최근 방미 중인 중국 류허 부총리에게 대미 무역흑자를 1,000억 달러 이상 감축하라고 요구하는 등 조금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 미국은 또 지적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보복으로 기술ㆍ통신분야 중국 수입품에 최대 600억 달러(64조원) 규모의 관세부과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판을 더 키우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는 물론, 미국 국채 매각 등의 가능한 보복카드를 동원할 태세다. 실제 지난 1월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규모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관세보복은 결국 자국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게 마련이라는 게 역사의 경험이다. 그래서 미국 지식인들조차 무역전쟁은 미국과 세계에 파멸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무역전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무역전쟁이 시작되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겪을 타격은 이만저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철강관세를 면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는 결국 자동차나 한미FTA 등에서의 대폭 양보를 전제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각오로 미국과의 협상에 끝까지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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