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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참사 반복, 돈벌이에 눈먼 사우디정부 탐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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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참사 반복, 돈벌이에 눈먼 사우디정부 탐욕 때문"

입력
2015.09.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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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고급호텔 등 짓는데만 투자… 순례객 안전에 대한 서비스는 소홀"

'종교상 고행' 불편 당연시해 문제

메카행 싼 항공편 제공도 위험 키워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 미나에서 발생한 압사사고 부상자들이 응급병원에 도착한 후 의료진의 처치를 받고 있다. 미나=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 미나에서 발생한 압사사고 부상자들이 응급병원에 도착한 후 의료진의 처치를 받고 있다. 미나=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인 메카에서 24일 717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압사사고가 발생하는 등 하지 기간 동안 메카에서 참사가 반복되는 데는 순례객을 돈벌이로 여기는 사우디 정부의 탐욕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 지적했다.

이슬람 교도의 종교적 의무(5가지 실천영역)로 하지 기간 동안 메카를 찾는 순례객의 숫자는 1920년에 5만8,584명을 기록한 후 2013년에는 약 310만명으로 6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아랍권과 이스라엘 간 벌어진 1973년 중동전쟁 등이 전세계 무슬림들의 메카 방문을 자극했고 이후 전세계적으로 중산층이 크게 증가하면서 순례자 수가 매년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메카 주변에 고급 호텔과 편의 시설 등을 짓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순례객의 안전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메카를 찾은 한 사우디 여성은 “일부 순례객들은 하지 기간 동안 하룻밤에 1,000리얄(약 30만원)이나 하는 비싼 호텔에 머문다”면서 “온통 공사 현장으로 변한 메카에 수백만 명이 몰려들지만 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전문인력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달 11일에는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무너져 107명이 죽고 23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우디 정부가 제다 공항에서 메카로 출발하는 비행편을 제공하고 그 비용을 싸게 낮추는 등 빠른 교통편을 제공하면서 메카로 한번에 밀려드는 순례객의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압사사고 등의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현지언론은 “이번 참사는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에서 얻는 경제적 이득에 취해 이들에게 제공해야 할 공공서비스 등을 소홀히 한 탓에 벌어진 인재”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우디 정부가 메카 방문이 신성한 종교적 의무인 점을 강조하면서 가난한 순례객의 경우 열악한 텐트에서 지내고, 안전 상 위협이나 불편에 대해 종교상 고행을 체험하는 것이라 당연시 여기고 있는 것도 문제로 거론됐다. 윌리엄 파테이 전 주사우디 영국 대사는 “사우디는 지구상에서 가장 조직적인 관리체계를 갖추지 못한 국가”라며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의 안정에 대한 체계적 대응책을 만들지 못하면서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매년 메카에서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하지 기간 동안 한국에서 사우디로 떠난 무슬림은 약 200명인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슬람성원 관계자는 “지인들을 통해 전해진 바로는 올해 하지에 한국에서 사우디로 떠난 분들 중 아직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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