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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투여 환자 20명 패혈증 증세… “주사제 오염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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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투여 환자 20명 패혈증 증세… “주사제 오염 추정”

입력
2018.05.09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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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남 피부과 병원 내사

“프로포폴 변질로 의료사고 난 듯”

간호조무사 언급 피해자 진술 확보

국과수 감식… 병원관계자도 조사

관리 문제 확인 땐 정식 수사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시술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인 사건에 대해 8일 오전 경찰과 보건당국이 해당 의원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시술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인 사건에 대해 8일 오전 경찰과 보건당국이 해당 의원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여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 패혈증 증세를 보여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이대목동병원 사건처럼 주사제 오염이 주요 원인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7일 오후 8시쯤 강남구 신사동 M피부과 병원에서 원장 박모(43)씨로부터 미용 시술을 받은 환자 김모(33)씨 등 20명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 패혈증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를 접수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환자 3명이 증상을 보이자 병원이 119에 신고했고, 소방서는 이를 다시 경찰에 알렸다. 환자들은 고열 설사 구토 오한 등 증세를 보여 현재 인근 병원에 분산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병원에서 피부색을 밝게 하는 토닝(Toning) 시술과 주름을 개선해주는 리프팅(Lifting) 시술 등을 받기 위해 원장 박씨에게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뒤 증세를 호소했다. 토닝과 리프팅 시술을 받는 환자들은 간혹 통증을 심하게 느낄 수 있어 의사와 상담을 거친 뒤 수면마취용으로 프로포폴을 맞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일단 환자들에게 투약된 프로포폴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사용됐는지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간호조무사가 ‘프로포폴 변질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피해자들 진술을 확보했다. 8일 오전부터 질병관리본부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병원 합동감식도 진행했고, 오후에는 원장 박씨 등 병원 관계자 10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4일부터 진료 당일인 7일까지 60여시간 동안 프로포폴을 상온 방치했다고 진술했다. 향후 프로포폴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박씨 등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편 해당 병원은 최근 3년 이내에 강남구보건소가 실시한 현장점검을 받았으나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당시 사용됐던 ‘스모프리피드(SMOFlipid)’처럼 프로로폴도 주사제가 오염됐을 경우 세균이 몸 속에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2015년 강남구 한 성형외과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프로포폴을 긁어 재사용하는 바람에 투약 환자가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전례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명이 동시에 패혈증 증세를 보였다면 프로포폴 주사제 자체 오염 또는 관리 소홀일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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