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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CJ 화해의 물꼬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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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CJ 화해의 물꼬 트나

입력
2014.08.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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汎 삼성가 "이재현 CJ회장 선처"

내달 4일 항소심 앞두고 탄원서 제출

상속 법적 다툼 등 앙금 털까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범 삼성 가족들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고 다음 달 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둔 이재현 CJ 회장에 대해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범 삼성 가족들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고 다음 달 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둔 이재현 CJ 회장에 대해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부친 대(代)의 갈등을 사촌 형제들이 화해로 매듭지을 것인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범 삼성 가족들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고 다음 달 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둔 이재현 CJ 회장에 대해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2년 가까이 상속 문제를 놓고 고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이자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와 셋째아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법적 다툼을 벌여, 냉랭했던 삼성가가 이번 탄원서를 계기로 화해를 이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법조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을 비롯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 이건희 회장의 동생 이명희 신세계 회장, 누나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이 19일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이병철 창업주의 둘째아들 고(故) 이창희씨의 부인 이영자씨, 둘째딸 숙희씨와 셋째딸 이순희씨도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탄원서에는 이재현 회장이 현재 상태로는 수감 생활을 견뎌낼 수 없으니 선처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회장의 부재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하고 투자 타이밍을 놓쳐 CJ그룹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며 이 회장 측이 항소심 법정에서 주장했던 ‘경영상 어려움’ 논리에도 힘을 실어 줬다.

삼성가는 올 2월 상속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2년간 송사에 휘말렸다. 상속재산을 놓고 이맹희씨 등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소송 과정에서 몸살을 앓아야 했다. 1ㆍ2심이 이건희 회장의 완승으로 끝나고 이맹희씨가 상고를 포기했다. 그러나 이후 양측은 “화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며 별다른 접촉을 갖지 않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런 점에서 이번 탄원서를 통해 삼성과 CJ 간에 화해의 계기를 마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그룹 측은 “가족 간의 인정과 도리를 생각해서 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CJ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 그룹 경영도 차질이 빚어지자 가족의 일원으로 안타까움과 대승적 차원에서 탄원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CJ측은 “이번 탄원서를 계기로 가족 간 화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 대에 소송과 비방으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던 삼성가 구성원들이 아들 대에는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맹희 회장이 암 투병, 이건희 회장도 장기 입원 중인 상태인데다 이재현 회장도 건강 상태가 나쁘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재경지법의 한 법관은 “일반적으로 형사사건 피해자가 아닌 인척이 낸 탄원서는 유ㆍ무죄 판결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다만 탄원서를 낸 이들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 점, 누구보다 이 회장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양형상 고려요소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이재현 회장은 1,600억원 대 횡령ㆍ배임ㆍ탈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된 후 항소심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올해 4월 구치소에 수감됐고, 건강 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다. 6월 이 회장은 다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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