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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갈 사람 말하라고 했더니 아무도 손 안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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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갈 사람 말하라고 했더니 아무도 손 안 들어”

입력
2018.07.19 09:46
수정
2018.07.19 19: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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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 소년들 첫 인터뷰

“엄마한테 혼날까봐 무서웠고

볶음밥 가장 먹고 싶었어요”

프로축구선수^네이비실 대원 등

장래희망 포부도 밝혀

병원 치료 마치고 가족 품으로

19일 퇴원에 앞서 단체 기자회견을 가진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과 감독. 방콕포스트 캡쳐
19일 퇴원에 앞서 단체 기자회견을 가진 유소년 축구팀 소년들과 감독. 방콕포스트 캡쳐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보름 이상 갇혔다 생환한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처음으로 언론 앞에 나섰다.

구조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온 이들은 18일 오후 기자회견장에 붉은색 멧돼지가 인쇄된 팀 유니폼을 입고 등장, 밝은 모습으로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18일 오후 인터뷰 자리는 이들이 병원 치료를 마치고 귀가하는 기념으로 마련됐다.

엑까뽄 찬따웡(25) 코치에 따르면 이들은 한 시간만 동굴을 둘러보고 나올 생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통로에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서 나갈 길이 막혔다.

한 소년은 “동굴에 갇혔을 때 제일 먼저 엄마에게 꾸중 들을 일이 겁났다”고 했다. 실종 상태였던 이들을 발견한 영국 잠수전문가와 영어로 대화해 주목을 받았던 아둔 삼온은 “영국에서 온 사람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니 믿을 수가 없었고 놀랐다”고 구조대와 첫 만남의 감회를 전했다.

엑까뽄 코치는 “동굴 안에 들어갔을 때 음식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고 다른 소년은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만 마셨다”고 고립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엑까뽄 코치는 “알려진 것과 달라 아이들은 수영을 할 줄 안다. 다른 아이들보다는 잘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그는 “첫 구조 작전 때 모두가 다 건강한 편이었다. 먼저 나가고 싶은 사람은 말하라고 했으나 아무도 손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현지 한 언론은 먼저 구조된 생환자 중에 엑까뽄 코치가 포함됐다고 보도해 논란이 있었다. 그는 제일 마지막으로 나왔다.

소년들이 땅굴을 판 것과 관련, 엑까뽄 코치는 “탈출구를 찾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무언가 할 일이 필요해서였다”고 밝혔다.

한 소년이 자신들을 구하다 사망한 전직 태국 네이비실 잠수부 이야기를 듣고 눈을 훔치고 있다. 더네이션 캡쳐
한 소년이 자신들을 구하다 사망한 전직 태국 네이비실 잠수부 이야기를 듣고 눈을 훔치고 있다. 더네이션 캡쳐

이날 소년들은 자신들을 구하려다 사망한 태국 전직 네이비실 잠수부 사만 쿠난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장래희망에 대한 질문에선 축구팀 멤버들답게 “프로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어떤 소년들은 “네이비실 대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동굴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볶음밥”이라고 답한 이들은 기자회견 후 가족의 품으로 안겼다. 의료진은 “치료 기간 아이들의 몸무게가 3㎏가량 늘었고 혈액검사 결과도 좋다”고 말했다.

일상으로 돌아간 이들은 이후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기로 했다. 치앙라이주 정부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향후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도 일절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생환자와 가족의 생활을 방해할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고 언론에 경고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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