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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한국기업이 베트남서 성공 역사 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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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한국기업이 베트남서 성공 역사 쓰길”

입력
2018.02.26 20:0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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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혼자 발로 뛰며 현지 시장조사

대학에 한국기업 지원센터 설립

‘베트남 통신’ 등 글 수백건 기고

보훈처, 부친 건국포장 추서 결정

베트남 현지에서 ‘베트남 박사’로 불리는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그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돕는 것이 여생의 과업”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베트남 박사’로 불리는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그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돕는 것이 여생의 과업”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김석운(65) 베트남경제연구소 소장의 글을 읽지 않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는 2014년부터 한국무역협회 기관지에 매주 베트남의 경제ㆍ산업ㆍ사회ㆍ문화 등을 다룬 ‘김석운의 베트남 통신’을 기고하고 있는데 지난주 160회를 맞았다.

베트남 주재원과 교민들 사이서는 ‘베트남 박사’로 통하는 그는 26일 본보와 만나 “국내 투자 대신 해외 투자에 대한 뒷말이 많지만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게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와 반대로 해외서 돈을 끌어다 모았던 하늘의 아버지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의 선친은 일제 국권침탈에 항거해 독립운동을 펼친 김배혁(1886~1963) 선생. 김 선생은 1919년 미국 보스턴대 재학 중 서재필과 함께 한국의 억울한 사정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문잡지 ‘Korea’를 발간, 해외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 본국으로 보낸 인물이다. 국가보훈처는 그 공적을 인정해 이번 3ㆍ1절 계기 정부포상(건국포장) 추서를 결정했다. 김 소장은 김 선생의 3남 중 차남이다.

기업의 해외진출에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렸다고 보는 김 소장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한국의 일자리가 줄고,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들 때문에 걱정이 크다. 국내 정치인 중 이 같은 국내 여론을 의식,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ㆍ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을 기대하며 베트남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는 최근 자신에게 각 기관ㆍ기업의 강의 요청과 출판 요청이 답지하자 “여생을 이 일에 바쳐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 소장은 “시장 조사 없이 진출했다 망해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작년 말 달랏대(大) 안에 ‘베-한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센터’ 문을 열면서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소개했다. 베트남경제연구소가 센터 내로 흡수되면서 소속인원도 16명으로 늘었다. 김 소장이 주축이 돼 설립한 센터는 시장조사에서부터 법인 설립, 현지 정착 지원 서비스를 실비로 제공한다. 센터 연구원은 모두 이 대학 한국학과 학생들이다.

김 소장이 베트남 진출 기업들을 지원하고 나선 것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월 4일이 환갑이었는데, 그 잔칫상을 받아 먹고 나면 아무것도 안 되겠다 싶어 그 직전 베트남으로 왔습니다.” KT에서 은퇴한 뒤 동남아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서 베트남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던 터였다. 매달 받는 국민연금이면 어디 신세 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저렴한 물가도 매력이었다.

베트남 시장 조사부터 시작했는데 홀로 발로 뛰며 자료를 수집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좋아하는지를 보기 위해 하루 종일 롯데마트에 죽치고 있는 그에게 누군가가 ‘시장조사를 왜 하냐’고 할 때 그는 무릎을 쳤다. “시장 조사를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구나! 언젠가는 이 일이 필요할 것이다.”

그의 예상이 적중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2014년부터 ‘베트남 통신’을 기고하고 있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무료 글까지 더하면 그의 글은 수백 건에 달한다. “이제 책까지 내라고 하네요.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서 성공하고, 그 덕에 한국이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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