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폭설ㆍ한파로 채소 공급 부족
채소값 4월엔 안정세 보일 듯
전세가격도 6개월째 4%대 올라
생선 채소 과일 등의 가격이 뛰면서 ‘밥상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저유가 때문에 줄곧 0~1%(전년동월비) 수준에 묶여 있지만, 일반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심상찮은 수준을 유지하는 추세가 수개월째 이어지는 양상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저물가가 서민들에게 잘 체감되지 않는 이유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481개 상품ㆍ서비스 전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2월(1.3%)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물가다. 작년 10월까지 11개월간 이어졌던 0%대 물가에서는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지만, 아직까지 대단히 높은 수준의 물가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 중에서 신선식품지수만 떼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달 상승률이 9.7%로 두 자릿수에 육박한다. 바로 전달인 2월에도 같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에는 어개(생선ㆍ조개)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 및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1개 품목이 들어간다. 특히 이 중 채소가 17.6% 급등했고, 마늘 생강 등이 들어가는 기타 품목이 42.3% 올랐다. 어개는 3.0%, 과일은 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양파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9.1% 폭등했고, 배추는 86.5% 올랐다. 마늘(47.1%) 파(49.8%) 무(35.9%) 국내산쇠고기(16.3%) 등 식탁에 자주 올라가는 품목의 상승폭이 매우 두드러졌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후론 6.2%→4.2%→9.7%→9.7%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는 중이다.
밥상물가 급등의 주된 이유는 날씨다. 일반적으로 3월은 주요 채소류 생산이 적고 전년 생산분을 소비하는 기간이라 농산물 값이 오르는 시기이지만, 특히 올해는 1월 중ㆍ하순의 폭설과 한파 영향으로 채소의 공급 부족이 예년보다 더 심각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월은 채소류 등 농산물 출하가 본격화하는 시점이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세가격 강세도 이어졌다. 지난달 전세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시중금리가 낮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 물량이 적어졌다”며 “이사철까지 겹쳐 공급 부족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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