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향응 추가 의혹 제기
배 명명식에 배우자 참석 공개도
宋주필 사의표명 후 보직해임
靑 vs 조선일보 전면전 평가 속
“폭로 자료 어디서…” 의문 증폭
강성 친박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대우조선해양이 임대한 호화 전세기를 이용해 유럽 향응 외유를 다닌 유력 언론인은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또 이날 호화 요트 여행, 골프 관광 등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친박계가 조선일보에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는 평가 속에 송 주필은 회사에 사의를 표명, 이날 곧바로 보직 해임됐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이 2011년 9월 임대한 호화 전세기를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구속) 대표와 함께 이용해 유럽을 다닌 유력 언론인은 송 주필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시 여행일정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와 영국 런던 등 세계적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다”며 “초호화 요트(Ferretti 97),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일등석 항공권(1,250만원)도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추가 의혹을 폭로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으로 “요트를 빌려서 나폴리에서 카프리를 거쳐서 소렌토까지 운행했다”며 해당 요트 사진도 공개했다. 하루 대여 비용이 2만2,000유로로 당시 환율 기준으로 한화 3,340만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8박 9일 동안 들어간 호텔비, 식비, 관광 경비를 전부 합치면 2억원대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김 의원은 “그리스 국가 부도에 관한 취재를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 가면서까지 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2009년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노던 제스포, 노던 주빌리 호(號) 쌍둥이 배 명명식이 있었는데 노던 주빌리 호의 밧줄을 도끼로 끊은 게 송희영 당시 논설실장의 배우자였다”며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당시 남상태 전 사장은 두 번째 연임을 희망하고 있었고, 이 초호화판 향응은 그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도덕적 일탈 차원이 아니고, 범죄 행위에 해당될 수 있으니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주필은 김 의원이 실명을 공개하며 추가 폭로에 나서자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주필 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임한다”며 “의혹에 휘말리게끔 된 저의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이번 폭로 배경에는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을 거듭 제기한 조선일보를 향해 정권 차원의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 의원이 이번 폭로와 관련된 자료를 어디서 확보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은 1차 폭로 기자회견을 한 지난 26일 “산업은행에서 자료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산은 측은 대우조선의 전세기 이용 사실을 사전에 모르고 있다가 대우조선 측에서 탑승자 명단을 전달 받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단순 전달자 역할만 했다는 산은 해명이 사실이라면 김 의원은 이미 제3자로부터 호화 전세기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보를 받은 뒤 산은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된다. 김 의원은 추가 폭로와 관련해서도 “1차 기자회견 이후로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며 “자료 출처는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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